취재/WPM 사파이어 잉곳 개발 과제, 업체간 짝짓기 시작됐다.

 박스성 톱으로/

 

 <표>WPM 9분과 컨소시엄 구성 전망

1. 사파이어테크놀러지(잉곳)-크리스탈온(웨이퍼)-일진디스플레이(웨이퍼)

2. 실트론(잉곳·웨이퍼)-아즈텍(잉곳)-하이쏠라(웨이퍼)

(자료 : 업계 취합)

**괄호 안은 주요 사업 분야.

 9년간 약 100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되는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발광다이오드(LED)용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업체들의 컨소시엄 구성이 본격화됐다. 역대 관련 분야 국책 과제 중 최대 규모의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사업인 만큼 업체간·컨소시엄간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WPM 과제 제안서 마감을 앞둔 가운데,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업체별로 컨소시엄 구성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그 동안 국내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분야 기반을 닦아온 사파이어테크놀러지·크리스탈온·일진디스플레이 등이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파이어테크놀러지는 ‘수직수평온도구배법(VHGF)’이라는 독자 기술을 통해 사파이어 잉곳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업체다. 크리스탈온·일진디스플레이는 기존 양대 사파이어 웨이퍼 업체로 그동안 치열한 경쟁 관계였지만 WPM에서 만큼은 한 배를 타게 됐다. 이희춘 사파이어테크놀러지 사장·강진기 크리스탈온 사장과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모두 서울대 금속공학과 동문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이에 맞서는 실트론·아즈텍·하이쏠라 컨소시엄도 만만치 않다. 실트론은 이번 WPM 9분과 ‘LED용 사파이어 단결정 소재’ 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대기업 계열사다. 사파이어 분야는 아니지만 반도체·태양전지용 웨이퍼 양산 능력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키로풀러스’ 공법 잉곳 성장 장비를 도입 중이다. 사파이어테크놀러지·크리스탈온·일진디스플레이 컨소시엄과 달리, 같은 그룹내에 LG이노텍이라는 든든한 수요기업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아즈텍은 국내서 유일하게 지난 4월부터 키로풀러스 공법으로 사파이어 잉곳을 양산해오고 있다. 전 세계 사파이어 잉곳의 40% 이상이 키로풀러스 기술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검증된’ 공법이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하이쏠라는 크리스탈온·일진디스플레이 대비 덜 알려진 업체지만 사파이어 웨이퍼 가공 능력에서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WPM 과제에 참여 중인 업체 관계자는 “총 1000억원의 연구비 중 가장 많은 지원금이 주어지는 주요과제 선정을 놓고 컨소시엄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서로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