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가전 제품과 가구 등은 모두 컴퓨터를 통한 제어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이는 인간 생활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개선함을 말한다. 생활방식을 비롯해 주택·거주 환경도 마찬가지다.
‘트론 하우스’는 바로 이런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가능한 주거 공간을 실현해보려는 목적이다. 1989년 처음 세운 이래 지금까지 세 차례 개축 과정을 거쳤다. 트론 하우스에 들어서면 컴퓨터가 사람의 동선을 파악한다. 조명을 조절하고 실내온도를 맞춰 준다. 침실도 사람이 수면을 취하기에 최적의 상태로 환경을 조성한다. 팔찌 형태 기기로 생체 리듬을 파악해 얕은 수면 상태일 때 잠에서 깰 수 있도록 돕는다.
건축 자재는 친환경 소재다. 환경 호르몬의 염려가 없다. 전력도 태양광 패널을 통해 공급한다. 만약 정전이 되면 전기자동차에서 임시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접목한 트론 하우스의 실체다. 이는 앞으로 변화할 주거 공간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화 시대가 다가올수록 트론 하우스와 같은 건축물이 인간 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는 실험도 추진했다. 일본 긴자 거리에서, 대학에서 각종 실험을 진행했다. 장애를 지닌 이들이 집안뿐 아니라 도심 번화가와 대학 등에서도 불편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연구를 바탕으로 얻은 결과물은 ‘오픈 아키텍처’ 형태로 지속적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학계 또는 산업계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고령화 시대에 사회 구성원이 충분한 의학적인 도움을 받게 도움을 준다. 다양한 실험과 연구 결과, 기술 인프라는 활용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비용도 점차 내려가고 관련 기기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는 성공을 이야기할 수 없다. 사회적 인식과 법·제도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인식이 우리가 제시한 미래의 모습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화 시대는 조만간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미 진행 중이다. 미래 사회는 고령화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인프라를 요구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의 생각이 필요하다. 법적·제도적 틀을 변화시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사카무라 겐 교수는
일본 도쿄대 교수로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의 창시자이자 대가로 꼽힌다. 기술 발전을 인간의 삶에 접목시키는 ‘트론(The Real-time Opreation Systems Nucleus) 프로젝트’를 20년 동안 추진해 왔다. 저서 ‘유비쿼터스 컴퓨터 혁명’ 등을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순환 시스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