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윈도7 연내 전면 도입 백지화

신한은행이 오는 10월 은행업계 최초로 ‘윈도7’ 운용체계(OS) 전면 도입에 나서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 OS 교체 수요를 기대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전략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윈도7 도입 테스트 작업은 마쳤으나 최근 연내 전면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윈도XP’를 기본 OS로 사용 중인 신한은행은 대신 올해 연수원 교육용 PC 200여대에 윈도7을 우선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본점을 포함한 전행 차원의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 조기 도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은행권 최초로 전사적인 윈도7 적용 사례로 주목받았다. 한국MS는 지난 4월 신한은행이 연내 1000여개 전 지점, 1만여대 단말기에 윈도7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간 은행권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이 입증된 후 도입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발빠른 움직임은 더욱 시선을 끌었다. 현재 대부분 시중 은행은 윈도XP를 기본 OS로 사용 중이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에야 행내 PC OS를 ‘윈도2000’에서 윈도XP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정도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한국MS, 인텔코리아 등과 진행한 윈도7 테스트에서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면 도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작업이 소요되는 OS 전면 교체를 진행하기엔 시기적으로도 이르고 예산 등 여러모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IT총괄부 관계자는 “윈도7 도입을 위한 준비는 마쳤으나 연내 전면 도입에 나설 계획은 없다”며 “다만 전사적으로 윈도7을 도입한다는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MS는 국내 기업의 윈도7 도입 작업이 과거 ‘윈도비스타’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MS에 따르면 한진해운, 삼성전자가 연내에 전사적으로 윈도7 도입에 나설 예정이며 두산, KBS, 대한한공 등이 단계적으로 도입하거나 준비 중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