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상 독성시험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소장 권명상) 영장류 센터(센터장 김충용)은 영장류 시험으로 ‘1백만분의 일’의 확률인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센터가 담당하고 있는 원숭이 등 영장류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은 국내에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초보 단계에 머물러왔다.
사람과 종간 차이가 적고 유전적으로 거의 유사한 영장류는 인간과 약효 및 독성 발현기전이 유사해 영장류를 이용한 독성시험은 쥐나 개를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에서 예측하기 힘든 자료들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영장류 독성시험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영장류 수급이 간단치 않고 관리 및 시험에 수의학적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국내 현실이다.
반면, 대부분의 G7국가들은 신약개발, 특히 생물학적 의약품 개발과정에서 영장류를 이용하는 독성시험이 보편화돼 있다. 특히 최근 미래 제약 산업의 ‘젝팟’으로 비유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영장류 시험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센터는 지난 2003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장류 독성 평가를 실시했다. 현재 이 센터는 고난이도 독성시험 기술을 축적,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는 영장류 독성시험을 제공하고 있다. 무마취 상태에서 연속 정맥 투여하거나 무선 센서를 이용한 시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 센터는 미국의 벤처 바이오 전문 I사와 국내 V사 등 국내·외 전문 기업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신약 개발을 위한 영장류 시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V사의 경우 센터가 진행한 영장류 시험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국산 바이오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의 임상 승인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또 G제약과 G바이오벤처기업의 생물의약품 시험을 수행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만 30여건에 달하는 영장류 독성시험을 진행해 60억 원의 연구계약고를 기록했다. 단순 비교로는 전년 대비 무려 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중 30%는 해외 시험이다. 올 들어서도 보톡스 제제, 백혈병치료제, B형 간염치료제 등에 대한 독성시험이 줄을 잇고 있다. 하반기에는 현재 운영 중인 450여 마리의 영장류 수용 시설 외에 전북 정읍에 70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최첨단 시험 시설을 추가로 건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김충용 센터장은 “영장류 시험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기술차이가 없으면서 시험료는 오히려 저렴해 국내·외에서 시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 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영장류 시험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