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총장 서남표) 모바일하버사업단(단장 곽병만)은 조선분야의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명 ‘움직이는 항구’를 뜻하는 모바일하버 개발은 대형 화물선이 부두에 접안 하지 못하는 경우 하역기능을 가진 배가 다가가서 화물을 처리하자는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세계 1위 조선국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중국 등 후발국의 급속한 추격을 받고 있는 실정에서 미래 조선·해운산업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모바일하버사업은 파도에 의해 흔들리는 상태에서 컨테이너를 상·하역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팀은 제로 모멘트 크레인(ZMC·Zero Moment Crane) 안정화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했다. 이 기술은 흔들리는 판 위에 서 있는 사람이 평형을 유지하며 팔을 뻗어 안정적으로 물건을 집을 수 있는 것처럼 크레인의 운동에너지를 거의 제로로 만들어 안정화 대상 물체인 컨테이너의 흔들림을 제어하는 원리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을 통해 파도나 조류, 바람 등으로 선박을 포함한 모든 것이 흔들리는 악조건에서도 컨테이너 화물을 아무런 손상 없이 정밀하게 하역하는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KAIST 연구팀은 그간 축적한 자동화 로봇기술을 기반으로 파도가 일렁이는 해상 특성을 극복하는 선박 간 도킹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파도치는 해상에서 서로 밀착된 두 개의 선박이 파도와 바람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충돌없이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로 로봇팔, 진공흡착패드, 계류케이블, 펜더 등으로 구성된 융·복합 시스템으로 구현된다.
KAIST는 본격적 연구를 착수한지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ZMC 안정화 기술, 선박 간 도킹기술, 케이블 제어기술, 스프레더 위치제어기술, 통합연계운용기술 등 5가지의 새로운 기술을 확보했으며 141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2월에는 실제 바다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대형수조에서 축소 모델을 통해 개발된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공개시연회를 가졌다.
곽병만 단장은 “그동안 개발한 핵심요소기술의 시스템 통합 및 실용화에 주력하는 등 내년까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완성도 제고 및 성능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12년에는 유관 분야 및 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민간분야에 이전시킴으로써 기술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