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연구지원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26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한국연구재단은 1년 전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기존 과학재단·학술진흥재단·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연구관리기관을 통폐합, 출범했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국형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 도입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새로운 도전에는 진통도 뒤따랐다.
◇선진국형 연구제도 적극 실험=연구재단의 출범은 기존 3개 재단 체제의 유사 연구 중복지원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보다 체계적,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이뤄졌다.
무엇보다 재단은 선진국형 연구관리 전문가인 PM제도를 가장 큰 실험이자 성과로 꼽는다. PM은 연구기획 단계부터 과제선정, 성과관리 등 연구지원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전문가다. 최근까지 3개 본부에 상근 PM 21명, 비상근 PM 236명 등 총 257명의 PM 선정이 마무리됐다.
불확실성이 높고 창의적인 ‘모험연구’ 과제를 첫 선정하고 이에 대해 실패하더라도 별도의 제재 조치를 가하지 않는 ‘성실실패용인제도’를 도입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모험연구는 기초연구분야에서 올해만 100개 과제를 선정, 지원한다. 원천기술 분야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 사업도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33%로 예산을 대폭 늘렸다.
신진 연구자에 연구장비를 지원하는 등 체계적인 연구 지원을 강화한 것도 획기적 성과 중 하나다.
◇PM제도 안착까지 진통 불가피=다만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제도를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뒤따랐다.
약 한달 전 인문사회연구본부 본부장 아래 5명의 학문단장급 PM들이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재단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수리한 1인 외에 4명 단장들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설득에 나섰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PM의 직위별 업무 분장 및 권한에 대한 본부장과 단장 간 마찰이 근본 원인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재단은 직위별 PM 선정 과정에서 ‘본부장’과 ‘학문단장’의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구분했지만 모두 교수 출신이다. 개인 연구실에 익숙한 교수들이 수직적 조직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PM 제도 안착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규한 연구재단 사무총장은 “다음주까지 계속 단장들을 설득해 볼 것”이라며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내달 업무 분장 등 조직 효율화 작업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