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국내에 한국퀄컴(대표 차영구)과 퀄컴CDMA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도진명, 이하 QCT) 두 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QCT는 퀄컴의 반도체 사업부문으로 퀄컴의 반도체 생산·판매를 담당한다. QCT는 지난 25년간 베이스밴드 칩세트인 ‘MSM’ 시리즈를 통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을 선도해 왔다. 휴대폰 전파 송수신(베이스밴드) 칩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통합한 QCT의 칩은 가격·부피·전력 소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에는 처리속도 1GHz의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국내의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HTC·소니에릭슨 등 세계 유수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QCT 제품이 들어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냅드래곤은 앞으로 더욱 진화할 예정이다. 처리속도를 1.3∼1.5GHz로 한껏 높일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올 연말 태블릿PC용 샘플을 출시한 뒤 내년 초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4세대(G)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까지 지원한다. 이미 대만과 미국의 PC 업체인 아수스와 HP는 1GHz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태블릿PC를 출시했다. QCT는 애플과 구글이 선점한 모바일 운용체계(OS)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QCT는 오픈 플랫폼인 ‘브루모바일플랫폼(Brew MP)’을 내놨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절전형 디스플레이 기술인 ‘미라솔(mirasol)’, 무선 충전 기술 ‘이존(eZone)’ 등을 통해 모바일 시장의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 프로세서 처리 속도 경쟁과 모바일 OS 경쟁이라는 당면한 화두를 기술 개발과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세계 처음으로 1GHz 모바일 프로세서를 선보인 경험을 살려 현재 2종인 프로세서 종류를 내년에는 8종까지 늘린다. 또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과도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브루MP를 통해 모바일 OS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인터뷰/도진명 사장
도진명 퀄컴CDMA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은 퀄컴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이유로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지난 1995년 한국과 함께 세계 최초로 이동통신 표준인 CDMA 상용화에 성공해 모바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한국 휴대폰 업체와 퀄컴은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선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단말기 제조사는 물론 이동통신사·학계·정부 기관 등과도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퀄컴은 CDMA 시장을 석권한 국내 휴대폰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도 사장은 “2G CDMA 기술에 이어 3G CDMA/WCDMA, HSDPA/HSPA+ 등 이동통신 표준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며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 모바일 분야에서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