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그린파워` 충주에 2차전지 공장 짓는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사인 HL그린파워가 충청북도 충주에 새 자동차 전지 공장을 건립하고 제2 도약을 모색한다.

29일 HL그린파워 관계자는 "충북 충주에 공장을 짓기로 충주시와 잠정 합의했다"며 "법인세, 토지 취득ㆍ등록세 등 세제 인센티브와 관련해 충주시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시 투자유치과 관계자도 "HL그린파워에서 공장 설립과 관련된 세제 인센티브에 대해 문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HL그린파워는 지난 2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LG화학에서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을 만들고 있다.

HL그린파워의 배터리팩은 오는 9월 미국에서 양산될 예정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최초로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의왕 공장에서 처음으로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 3월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됐으며 현대차 최초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특히 현대차가 처음으로 국외시장에 출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에서 미국시장에서 HL그린파워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HL그린파워의 의왕 공장 연간 생산 규모인 4만대로는 국내시장 수요까지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있었다. 이에 따라 HL그린파워는 충주에 새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충주는 수도권 접근성이 좋고 2~3년 안에 전철이 들어서는 등 교통 인프라스트럭처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전장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진천 공장과 가깝기도 하다. LG화학도 충북 청원군 오창 산업단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 공장이 모두 충북에 있는 만큼 충주에 새 공장을 지으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게 HL그린파워의 판단이다.

HL그린파워는 충주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면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납품처를 본격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일단 LG화학과 거래하고 있는 미국 업체들이 향후 잠재적 납품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차가 내년 말 양산할 예정인 UA(프로젝트명)는 HL그린파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i10을 통해 전기차 시험 운용을 해본 뒤 2011~2012년께 최초 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초 전기차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모델이 기아차 UA다. UA는 국내 자동차시장 최초의 경차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이다.

특히 전기차로 시험 운용됐던 i10의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UA가 현대ㆍ기아차그룹 최초 전기차 양산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HL그린파워는 내년 말까지 충주 공장을 준공해 현대ㆍ기아차의 전기차 양산 일정과 보조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 충주시와 협의를 거쳐 용지를 선정한 뒤 1년 안에 공장 건립을 마칠 예정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이 많은 충주 지역 특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입지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L그린파워 관계자는 "의왕 공장은 HL그린파워 소유가 아닌 임차 공장이기 때문에 충주 공장이 실질적인 제1 공장이 될 것"이라며 "공장 설립을 완료해 배터리팩 양산 물량을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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