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와 그린IT](https://img.etnews.com/photonews/1007/003035_20100705002934_396_0001.jpg)
채교문 APC코리아 이사
세계 각국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가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기에 이르자 전 세계적으로 탄소절감 운동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또한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10위인 만큼 탄소배출 절감이라는 전 지구적 목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곧 기업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서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차별화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런 시점에서 IT업계에서 불고 있는 ‘그린IT’ 바람은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IT는 이제 단순한 보고서상의 수치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개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효율성은 높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CIO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진 것이다. 그 중심에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개선작업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전력은 IT 부하에 소모되는 전력과 지원 장비가 소모하는 전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전체 소모 전기 중 IT장비가 사용하는 전력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통해 지출되는 전기요금의 절반 이상은 조명, 전력공급 및 냉각 시스템이 소모하는 전력으로 인한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효율성 저해 요소는 바로 뜨거운 부분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냉각을 실내 전체로 확대함으로써 발생하는 냉각낭비다. 직접적인 IT자원이 아닌 UPS, 변압기, 전송 스위치, 배선 등의 장비들은 작동하면서 일정한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러한 지원 설비가 소모하는 전력은 의외로 크다.
조명의 전력 소모, 과다 설계 등도 쓸데없이 전력을 낭비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실제 사용량에 관계없이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원은 돌아가야 하고, 여기서 낭비된 전력은 에너지로 인해 열로 발생되기 때문에 냉각시스템을 이용해 추가적인 냉각을 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IT 장비보다 데이터센터 설계 미흡으로 전력 과용=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전력낭비를 최소화 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아키텍처를 데이터센터의 상황에 맞게 최적화 해야 한다. 공기조화기, 냉각기, 제습기 등과 같은 장비 역시 작동하면서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런 냉각장비를 효율성 있게 작동한다면 데이터센터 시스템 전체의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전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냉방 시스템 역시, 랙과 랙 사이에 세분화된 형태로 배치돼 냉방이 필요한 부분을 자동 감지하고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즉 기존의 냉방 시스템에 비해 소량의 전력만으로 고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열(row) 혹은 랙 기반의 냉각 시스템이다. 이들 방식은 냉각 공기가 기기로 바로 통하도록 공기 흐름 경로를 단축해 공기 분배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IT 부하의 필요성에 따라 자동적으로 냉각 조정이 가능해 지게 되어 데이터센터의 냉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처음부터 대형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 없어질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체의 온도를 내리기 위한 대형 냉방장치나 이중바닥 설비 역시 불필요해진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초기 투자비용 단순화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낭비되는 전력까지 줄일 수 있어 한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고효율의 UPS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 역시 전력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부분 부하나 시원한 기간에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펌프 및 냉각기의 가변속 드라이브도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십수년 전 설계된 데이터센터는 현 상황 반영 못해=고효율의 데이터센터는 반드시 고효율 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IT 장비의 물리적인 배치만 잘 해도 효율성을 높일 수가 있는데, 특히 IT 장비 및 에어컨의 배치는 데이터센터 실내 배치 최적화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이다. 몇 가지 예로 기류 경로 길이를 최소화 하거나 기류 저항을 최소화해 팬 전력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IT 장비의 배기 공기를 높은 온도에서 에어컨으로 직접 돌려보내 냉각 효율을 극대화 할 수도 있으며, 기류 용량이 인접 부하 기류 요구 사항과 균형을 이루도록 에어컨을 배치할 수도 있다.
고효율 장비를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용하면서 과다 설계를 줄이는 아키텍처 및 전략도 효율적인 하드웨어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효율 장비가 전력 낭비를 줄이는 효과적인 아키텍처와 결합되면, 재래식 설계와 비교해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는 대부분 구축 단계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른 데이터센터 장비 및 설비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은 물론, 적정 사용률에 도달하기까지의 전력 낭비를 방관하는 등 그린 IT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IDC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 하나 당 1년 동안 내는 전기료가 평균 5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국내 데이터센터의 기본 구성이 되고 있는 전통적인 설계 방식은 30년 전에 최초 디자인된 것을 기초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IT 인프라 환경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현재 데이터센터 기반 시스템이 점차 모듈화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의 필요 용량을 효과적으로 예측, 관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모듈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초기부터 대형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필요 없이 기업의 사업 확장에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정도만 구축해 차츰 늘려나갈 수 있어 이익이다.
현재 이용 가능한 기술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산된 데이터센터 운영을 통해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 하는 것, 이는 바로 그린 IT로 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james.chae@ap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