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 ‘러브어페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공통점은?
눈치 빠른 사람은 벌써 머릿속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 완공된 후 지금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빌딩은 102층, 381m의 높이와 80년의 세월 탓에 연간 143억원가량의 에너지 비용을 쓰고 있어,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친환경 녹색건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4월 클린턴재단 기후변화 이니셔티브(CCI)의 수장인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소유주 대표인 토니 마킨, 그리고 미국의 대표 ESCO인 존슨 콘트롤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에너지 소비를 종전보다 38%를 줄이고 대표적인 녹색건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발표했다.
2007년부터 정밀진단팀을 구성해 이 건물의 에너지 절감 요소를 파악하고 최적의 비용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지 2년 만에 본격적인 ESCO 사업의 추진을 알린 셈이다.
△고효율 창호 교체 △건물 냉난방 공조기기 교체 △입주자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고효율 조명기기 교체 △외기 도입 억제 센서 도입 등 8가지 에너지 절감 방안이 적용되는 이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총 166억원. 사업을 통해 연간 55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3.1년이면 모든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존슨 콘트롤즈가 향후 15년간 에너지 절감을 보장하고 절감액 미달 시 차액을 보상하는 ‘성과 보증형’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상업 건물의 72%가 1920년에서 1990년 사이에 건설돼 에너지효율 개선이 시급한 미국에서 이번 사업이 건물 소유주가 ESCO사업을 더욱 쉽게 추진할 수 있는 주요 홍보 사례가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정지훈 존슨 콘트롤즈 코리아 이사는 “ESCO에 의한 에너지효율 향상 작업이 보편화돼 있는 해외에서는 면밀한 분석을 통한 창의적인 절감 방안이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다”며 “특히 확실한 제안으로 성과 보증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국내 ESCO기업들도 본받을 점”이라고 말했다.
건물이나 공장시설의 ESCO사업이 활발한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닛토전공 오노미치 사업소는 ESCO사업자인 히타치를 만나 고효율 터보 냉동기와 공기조절기, 5㎿급 가스 터빈 열병합발전 설비를 도입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절감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2006년 일본 우수 ESCO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노무라 화학공업은 공정상 중요한 공기 사용 방법이 비효율적이고 공기압축기 설비가 노후했다는 진단에 따라 고효율 조명기기·고효율 냉각기·배기 팬·공기압축기 등 주요 공정 기기를 고효율 기자재로 교체하고 연간 50% 이상의 에너지 절약을 달성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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