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식 기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구글이 스마트폰 기반의 음성 검색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기대감도 더욱 높아졌다.
이안플럭스 임원일 사장(39)은 29일 “인식률이 문제였다”며 “기술 기반이 갖춰진 이상 음성 인식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플럭스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음성 인식 원천 기술을 가진 업체. 파워보이스와 함께 내비게이션·로봇·홈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성 기술을 상용화했다.
“1990년대 후반 음성 인식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하나로 IT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인식률이 크게 뒤떨어지면서 기대만큼 시장이 커지지 못했습니다. 당시 뛰어들었던 업체 대부분도 지금은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안플럭스도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겪었지만 10년 동안 음성 인식, 그 중에서도 화자 적응 기술 한 우물만 고집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을 보완했고 그만큼 노하우를 쌓았다. 이 결과 95% 이상 인식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응용 제품 뿐 아니라 DSP엔진 등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안플럭스는 여세를 몰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비자 시장을 겨냥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등 스위치를 개발했다. ‘나래야’로 이름 붙인 이 제품은 정해진 문구가 아닌 다양한 패턴의 문장을 인식해 자동으로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다. 경기도 인천 청라지구 롯데캐슬아파트 1000세대에 설치가 확정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음성 스위치는 손뼉으로 전동을 켜거나 끄는 방식이거나 음성으로 제어한다지만 인식률이 극히 떨어져 오작동이 많았던 게 현실입니다. 나래야는 제품에서 많이 발생했던 기계적 오작동이 거의 없습니다. 즉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TV 방송음 같은 가정 내 소음에도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작동합니다.”
임 사장은 “‘사용자 학습기능’까지 추가해 목소리가 특이하거나 사투리까지 인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시장은 장애인 관련 제품이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만큼 음성 기술이 필요한 분야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식률만 확보되면 응용 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애플 스마트폰이 보여주듯이 앞으로는 인터페이스 전쟁입니다. 음성은 터치를 잇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입니다. 말 한마디로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개발해 시장을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임 사장은 “원천 기술이 있어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작동하는 제품도 손쉽게 개발이 가능하다” 며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유럽·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토종 음성 인식 기술의 매운 맛을 보여 주겠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