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과 28일 새벽 열린 월드컵 16강전에서 결정적 오심 판정이 나와 지구촌 전체에 화제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가 2대1로 뒤진 전반 38분 슈팅한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쪽으로 떨어졌지만 노골로 판정됐다. 이후 열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16강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음에도 골이 인정됐다.
네티즌들은 네이버 월드컵 특별 페이지의 동영상 다시보기(VOD)를 통해 애매한 심판 판정에 대해 덧글을 남겼다. 각국의 언론들은 이번 월드컵의 애매한 심판 판정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했다.
경기가 끝난 후 네이버 인기검색어 리스트에는 두 경기의 주심을 맡았었던 우루과이 출신의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과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로세티 주심을 비롯해 한국과 우루과이 전 주심 볼프강 슈타르크, 2002년 무표정 판정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모레노 주심까지 다양한 월드컵 심판 관련 키워드들이 올랐다.
한 경기 15~18㎞, 전후반 90분을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육안으로 잡아내기에는 어려운 판정이 많다. 이 때문에 축구경기에서도 공에 칩을 넣고 전자장비로 판독하는 ‘스마트볼’이나 애매한 경우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 중계에는 32대의 초고속 카메라와 200명의 중계 인력이 투입되었는데, 1초에 2700장을 찍을 수 있는 ‘울트라 모션 카메라’는 날아가는 총알도 찍을 수 있을 만큼 느린 화면을 구현해 그 어느 때보다 심판들이 오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심 논란이 국제적 문제로 제기되자 FIFA는 호르헤 라리온드 심판과 로베르토 로세티 심판 등 16강전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심판들을 남은 경기에 주심으로 포함시키지 않았고, 7월 열리는 국제축구평의회에서 골라인 판독 기술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다양한 스포츠 과학이 접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의 눈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과학은 스포츠에도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