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의 기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골프 규정도 점점 까다로워진다. 아마추어에게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정은 드라이버 체적을 460㏄로 제한한 항목과 드라이버 헤드의 반발계수(COR)를 0.83으로 못박은 조치다.
이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거리가 좀 난다는 드라이버들은 평균 0.86-0.88 정도의 반발계수를 가졌다. 평소 200미터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골퍼라면 고반발 드라이버로 평균 10미터를 더 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세컨드 샷에서 한 클럽 정도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드라이브 샷이 10야드 더 나갈 때 핸디캡이 3.5 스트로크가 줄어든다고 한다. 즉, 반발계수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인해서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은 평균적으로 4 스트로크를 잃은 셈이다.
드라이버 제조업체도 고민이 많다. 거리가 더 난다고 광고를 해야 신제품이 많이 팔릴 텐데 반발계수 규정으로 인해 거리를 더 내는 드라이버를 만들기가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거리를 내기 위해서 샤프트의 길이를 늘리는 방법이 업계의 보편적인 추세다. 2009년 하반기 이후에 출시된 드라이버들의 길이는 대개 46인치를 넘는다. 심지어 47인치 드라이버도 있다. 샤프트의 길이가 길어지면 헤드 스피드가 빨라지기 때문에 거리는 당연히 더 난다.
반면 정타를 때리기가 힘들다. 체격이 작고 힘이 별로 없는 골퍼들은 임팩트 보다는 스윙으로 볼을 때리게 되는데 이런 골퍼를 일러 스윙어(swinger)라고 하고 임팩트로 볼을 때리는 건장한 체구의 골퍼를 히터(hitter)라고 부른다. 길이가 길어진 드라이버는 스윙어에게 더 잘 맞는다. 아무래도 히터는 약간 무겁고 길이가 짧은 45인치 이하의 드라이버로 때릴 때 거리가 더 나는 경향이 있다. 체중이 80㎏이 넘고 근육질 혹은 지방질의 골퍼라면 길이가 긴 드라이버의 선택은 자살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규정에 맞지 않는 비공인 드라이버도 있다. 0.86∼0.88의 반발계수를 가진 드라이버들도 구할 수 있다. 우리 같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생전 대회에 나갈 일이 없으니 비공인 드라이버를 쓴다고 해도 별 문제가 아니다.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다. 정말로 드라이버 거리 때문에 고민을 하는 골퍼라면 한번쯤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시도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