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이선우 한국관광공사 IT지원센터장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의 IT조직이 IT지원센터로 통합돼 신설되면서 24년간 공사에서 IT 업무를 수행해온 이선우 센터장이 최고정보책임자(CIO) 자리에 선임됐다. 이 센터장을 비롯한 IT지원센터 직원들은 조직 개편에 발맞춰 지난 3월 열린 워크숍을 통해 관광공사 IT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이 자리에서는 현업 지원조직의 IT가 아닌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IT조직으로 거듭난다는 목표 하에 4가지 전략이 수립됐다.

 첫 째는 IT 기업과의 제휴 협력을 통한 관광마케팅 사업 추진, 둘 째는 스마트폰 앱(App) 서비스 인프라 구축, 셋 째는 스마트폰 기반의 통합커뮤니케이션(UC) 구축, 넷 째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관광 랜드마크 구축이다.

 IT 기업과의 제휴협력이나 관광 랜드마크 구축 등은 IT에 기반한 신규 사업들이다. 이 센터장은 이런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끝마쳐 관광공사의 마케팅 역량을 높이고 올해 공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830만명 외래인 유치 목표달성에 일조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관광공사 IT와 함께 한 24년=이 센터장은 1987년 관광공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여년간 IT의 도입기, 발전기, 성장기를 함께 해온 관광공사 IT의 산 증인이다. 관광공사 입사 전 4년여 동안 삼성전자 전산실에 근무하면서 관세환급전산화시스템 구축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원자재 수입 시 부과하던 관세를 해당 원자재를 제품화해 수출하면 환급해주던 관세환급제도는 수출 장려정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이는 관세환급을 처리하는 부서가 매달 수작업으로 서류를 작성해 관세청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당시 삼상전자의 관세환급금은 월 평균 30억원 정도였다.

 당시로선 이 환급금으로 삼성전자 전 직원의 급여를 충당할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이 센터장은 원자재의 리스트와 수입 시 부과된 관세 등의 항목을 데이터로 만들고 시스템화해 손쉽게 관세환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끔 했다.

 관광공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처음 맡은 업무는 경영정보시스템(MIS) 구축이었다. 80년대는 관광공사가 김포공항의 면세점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관광사업의 재원으로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수익사업 관리를 위해서는 MIS가 필수적이었다. 이 센터장은 LG소프트웨어(현 LG CNS)와 함께 MIS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이 시스템은 2007년 전사적자원관리(ERP) 개념의 전략관리시스템(SMS)으로 재구축돼 현재 관광공사의 핵심 IT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90년대 중반엔 카이스트에서 사용하던 웹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관광공사의 웹페이지 구축을 추진했다. 일반인들은 웹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을 때였다. 이 센터장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상당히 앞서 웹 홈페이지를 개발했다”며 “콘텐츠라는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이라 웹을 통해 무엇을 서비스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심 끝에 코리아 트래블(Korea Travel) 관광안내 책자의 내용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담았다.

 이후 웹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웹 콘텐츠과가 신설됐고 이 조직은 현재 관광공사 콘텐츠 서비스의 핵심 조직인 U투어팀과 글로벌콘텐츠팀의 모태가 됐다.

 ◇IT 업체와 제휴 통한 관광마케팅 공동 추진=이런 조직들이 생겨나기까지는 웹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IT지원센터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 센터장은 “돌이켜보면 MIS와 관광정보 데이터베이스, 웹 홈페이지를 구축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관광공사 정보화의 도입기를 함께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3년에 구축했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2007년도에 구축한 투어리즘 마케팅 시스템(TMS)의 기반이 됐다. 35억원이 투자된 TMS 구축은 관광공사로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TMS는 CRM 시스템의 프로세스에 기반하기 때문에 CRM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시스템이다.

 이 센터장은 현재 앞서 밝힌 4가지 전략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IT기업과의 제휴협력을 통한 국내외 관광마케팅 공동 추진 사업은 현재 오토에버시스템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IT지원센터가 정보시스템의 구축과 운영 업무 위주로 업무를 수행하던 한계에서 벗어나 관광정보서비스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부서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이다. 이 센터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IT 협력업체와 전략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마케팅 역량을 높일 수 있는 2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IT지원센터는 2010년 정보시스템 아웃소싱 서비스 업체 선정 시 IT 외의 분야에서도 공동협력사업 제안을 요청했다. 올 1월 IT지원센터와 오토에버시스템의 관련 팀으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업무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2월엔 이 센터장이 직접 오토에버시스템의 최고경영자와 면담해 업무 제휴 범위를 현대기아차 그룹 차원으로 넓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업무제휴의 분야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딜러 관광서포터스 위촉, 현대기아차 국내 대리점을 통한 관광 활성화 주력,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망과 인프라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 전개 등이며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센터장은 “이번 제휴 협력을 시작으로 향후에도 다양한 IT 기업들과 공동 마케팅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IT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과의 협력과 콘텐츠 제휴를 통해 국내 여행 활성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앱 서비스 활성화 위한 오픈 API 구축=현재 추진 중인 전략은 통합 커뮤니케이션(UC)의 토대가 되는 모바일 오피스 구축과 스마트폰 앱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는 향후 유무선통합(FMC) 환경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미 내부 설문조사와 타사 벤치마킹을 끝마쳤으며 시스템의 구축 방향, 단말기와 통신비 지원 이슈 등이 논의 중이다. 이 센터장은 “모바일 오피스는 스마트폰 기반과 FMC 통합의 기반을 구축하는 2단계로 나누어 추진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업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는 오픈 관광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발, 제공하는 것이다. 오픈 관광 API는 현재 관광공사가 보유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외부 개발자들이 다양한 관광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증강현실을 접목해 관광 애플리케이션의 제작과 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게 주요 목표이다. 올해 컨설팅과 인프라 구축에 착수해 내년엔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짓고 지자체 등과 협력 사업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이 외에도 관광공사 내부에 위치한 관광안내전시관과 해외의 코리아 플라자 등에 증강현실과 관광안내 콘텐츠를 융합한 4D 방식의 시설을 새롭게 구축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 방문의 욕구를 높이고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프로필]이선우 센터장은.

 삼성전자 전산실에 재직하면서 관세환급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1987년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해 24년간 IT부서에 근무하면서 MIS와 관광정보 데이터베이스, 웹 홈페이지, CRM, TMS, SMS 구축 등에 참여하는 등 관광공사 IT의 도입기와 발전기, 성장기를 함께 해왔다. 올해 초 IT지원센터가 신설되면서 IT지원센터장에 선임돼 관광공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