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공동화’의 주범으로 지적돼온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이 대부분 주요 대학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일 의·치의학 대학 교육 시 전문대학원과 학부체제 선택 여부를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각 의·치의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전문대학원과 학부 중 한 체제를 자유롭게 택일할 수 있다. 학제 전환 시기도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되 갑작스런 체제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주요 대학과 같이 학부와 전문대학원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는 2014년까지, 전문대학원만 운영하는 대학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6년도까지 현 제도를 유예하도록 했다. 전문대학원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도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오대현 교과부 대학원지원과장은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했지만 평가결과 이전의 학부체제보다 우월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존 전문대학원 체제는 이공계의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우려와 함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의대 진학’의 의사를 버리지 못한 학생들이 기초·자연과학 및 공학 관련 학부 수업을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경로’로 여기는 폐단이 극심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KAIST·포스텍의 생명공학계열 학부 졸업생의 동일계열 대학원 진학률은 전문대학원 체제 도입 전인 2002년 평균 57%에서 2010년 초에는 16%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개선 계획으로 일부 전문대학원 완전전환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에서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대학교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이 전문대학원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