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일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직 개편 및 임원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이 12월 정기인사가 아닌 7월에 보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건희 회장 복귀 이후 처음 이뤄진 이번 조직 개편은 △유럽 시장 공략 강화 △생산 효율성 제고 △선행기술 개발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게 특징이다. 세트부문의 보직개편 대상과 폭은 크지 않으나, LCD 등 부품 분야 보직 이동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8개 사업부 및 10개 지역총괄 등 현행 골격을 유지하면서 ‘제조·물류·판매’라는 3대 경영 축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하반기 전 사업부문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사에서 유럽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일부 조직 신설, 통폐합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로화 약세와 하반기 실물경기 위축 가능성 등 각종 위기론이 제기되는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다. 특히 이날 최지성 사장이 CEO 메시지를 통해 제기한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유럽 사업은 신상흥 부사장이 지휘하는 구주총괄에서 담당하고 있다.
LCD와 반도체사업부 등 부품사업부는 생산 효율성 제고와 차세대 신기술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강화하는 임원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CD사업부의 경우 김재권 부사장(전략마케팅팀장)이 자재구매팀장을 겸임하게 됐다. 올해 초 부사장 승진과 함께 LCD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김 부사장은 TV·휴대폰 등의 구매 업무를 20여년 이상 맡아온 구매 전문가로 이번에 마케팅과 함께 함께 자재구매팀까지 함께 맡게 됐다. 장비를 제외한 부품 구매를 관장하는 LCD사업부 자재구매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전무급 임원이 관장하던 팹팀장과 모듈팀장이 모두 교체됐으며, 3D 및 고부가가치 패널 선행 개발을 위해 개발실 임원들이 전면 보강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오늘 발표된 것은 승진 인사와는 상관이 없고, 사업부문 간 시너지 효과 제고를 위한 부분적 보직 전환”이라며 큰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로화 약세로 유럽지역 수익이 크게 나빠진데다가 LCD 사업 부문은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풀이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원석·양종석 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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