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타나자 잠시 술렁거렸다. 5년2개월 만의 등장이었다.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가 아닌 `국회의원 박근혜`로 자리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세종시 원안을 강하게 주장한 박 전 대표는 특유의 또박또박한 말투로 준비해 온 원고를 차분히 소화해 냈다. 갑작스러운 등장을 모르는 측근이 많았다. 토론이 끝난 후 표결이 이어졌다. 그 결과 친박계는 똘똘 뭉쳐 거의 전원이 수정안에 반대했고, 세종시는 원안으로 돌아갔다. `박근혜의 힘`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박 전 대표는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개설하고 첫 글을 올렸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활발한 소통을 펼쳐왔던 박 전 대표가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트위터를 구독하는 폴로어(Follower)는 1일 오후 4시 현재 4000명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박 전 대표는 "안녕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 저도 이제 트위터를 시작합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란 짤막한 글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와 마찬가지로 트위터도 본인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직접 글을 올리고 보좌진이나 주변인이 관리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 소통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방문자 수는 1일 현재 기준으로 960만명을 넘어섰고, 이슈나 현안이 터질 때마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분명한 의사 표현을 담은 글을 올리곤 했다. `미니홈피 정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세종시 문제로 한창 시끄러웠던 1월엔 `바른 가치를 가지고 딛고 일어서는 데 아름다운 승리가 있는 것`이라고 글을 올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것이 `바른 가치`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3월에도 `그 사람을 기억하고 사랑한다는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사랑한다는 뜻일 것`이라고 적어 자신의 측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았다. 이처럼 박 전 대표가 소통의 창구를 늘리고 보폭을 넓혀 가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대권 행보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매일경제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