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4조3교대로 24시간 풀가동 중이지만 주문량을 70%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휴일인 4일 만난 삼성전자 반도체 관계자는 이렇게 전했다.
하이닉스 경영관리 담당 관계자는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올해 들어 4차례나 생산직 사원을 뽑았는데도 부족해 최근 추가로 직원 채용에 나섰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요즘 이렇게 즐거운 비명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3D TV 등의 수요가 폭증하고 기업의 PC 교체 수요까지 겹쳐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없어서 못 파는` 상황 때문이다. 핵심부품이란 반도체ㆍLCDㆍLEDㆍAMOLED 등이다.
삼성이 내놓은 스마트폰 갤럭시S에는 고화질의 슈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가 장착됐다.
애플의 아이폰4에는 휴대폰을 구동하는 심장부(CPU)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를 삼성전자가, LCD패널을 LG디스플레이가 각각 납품한다. 월드컵 경기로 인기를 더 누리고 있는 3D TV에는 LED칩과 LCD 등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이들 부품의 경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품귀현상을 빚으며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여름휴가를 가는 건 좀처럼 생각하기 어렵다. 지금 추세라면 연말까지는 생산라인을 계속 돌려야 할 판이다.
대표적인 공급 부족 품목은 반도체다. D램 반도체 수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는 주문량의 70%, 하이닉스는 주문량의 60%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LCD패널도 비슷하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객 요청 물량의 80~90% 수준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평판TV 생산이 늘어난 데다 올해 들어서는 3D TV까지 출시되면서 고급 패널을 찾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패널 공급난을 부추겼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3D TV용 패널은 원하는 물량의 80%만 공급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AMOLED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5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가 열흘 만에 국내 판매량 20만대를 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월 100만대를 공급할 정도의 선주문을 받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AMOLED 디스플레이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월 300만장 규모의 AMOLED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 김규식 기자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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