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 "글로벌 인재 키우자"

대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적극적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도약’을 꿈꾸는 국내 대기업들은 더욱 크고 넓은 해외 무대에서 습득한 식견을 바탕으로 조직을 위해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는 데 최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너가 해외 채용 현장에 나가 한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채용 세일즈’를 하는가 하면 해외 사업장의 업무에 맞는 ‘맞춤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총수들의 화두는 ‘글로벌 인재’=구본무 LG회장은 지난달 30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한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LG글로벌 챌린지’ 발대식에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젊은 인재가 돼달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격려사에서 “LG는 앞으로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펼쳐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6주년을 맞는 ’LG글로벌 챌린저’는 대학(원)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최장수 대학생 해외 탐방프로그램이다. 작년까지 15년간 1천800여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올해 선발된 30팀, 120명의 ’LG글로벌 챌린저’는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 18개국을 탐방한 뒤 탐방보고서를 제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 LG에 입사하거나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지난달 24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해외사업 성공의 키 포인트는 인재 양성”이라고 강조하면서 해외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는데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롯데는 2018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10’ 그룹으로 도약하는 ‘2018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을 글로벌 인재 확보라고 보고 있다.

해외 사업 부문에 3만여명의 직원을 둔 롯데는 이미 ‘글로벌 스쿨’과 ‘글로벌롯데엑스퍼트(GLEP)’ 등 해외 인재를 육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어학 교육 과정을 포함해 현지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공부해 적응력을 높여주는 내용 등으로 다양하게 짜여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기업 총수로서는 이례적으로 해외 인재 발굴 현장을 직접 찾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뉴욕의 타임워너센터에서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코넬대 등 명문대에 재학중인 한인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직접 만나 ‘채용 세일즈’를 펼쳤다.

김 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뛰어난 우리나라의 글로벌 미래 인재들과 한화의 세계 경영 비전을 이루고 싶다”며 한화에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같은 달 14일까지 보스턴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의 유수대학을 돌며 미주지역 한인 채용 설명회를 직접 진행했다.

2011년까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김 회장은 “올해가 글로벌 성장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원년” 될 것이라고 공언, 글로벌화에 적극적이다.

한화가 미국의 명문대와 중국 지역 대학을 대상으로 선발한 한인 유학생 136명은 지난달 14일부터 10주간의 인턴십 과정에 돌입했다.

◇실속있는 ‘맞춤형 글로벌 인재’ 육성=STX그룹은 해외 현지법인 또는 해외 관련 업무 전담으로 육성하려고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인턴제’를 도입했다.

STX가 원하는 인재의 특성에 맞춰 실시하는 인턴 방식이다.

여기에는 해외 현장이 많은 STX의 특성상 글로벌한 지식과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강덕수 회장의 철학이 녹아있다. STX는 1차로 선발된 인원 13명을 지난달 21일 중국 다롄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잔 지역으로 보냈다. 이들은 오는 10월말까지 현지 해양생산기지와 건축 현장에서 건축시공, 전기ㆍ기계설비 분야, 토목공사 분야에 투입된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면 하반기 정기채용 때 2차 면접만을 거치는 혜택이 주어지고, 희망에 따라 인턴 실습을 한 부서에 우선 배치된다.

포스코도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부 산학장학생제도를 도입,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글로벌 챌린지’를 최근 시행했다.

포스코가 선발한 대학 졸업예정자 63명은 지난달 28일부터 5박6일간 중국과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 5개국의 현지법인을 견학하고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들 중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맞춤형 신입사원이 될 자격을 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