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 프론티어-글로벌 브레인 & 비즈니스 그룹.’
지난 2일 서울 상암동 DMC 첨단산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에코프론티어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 정정만 부사장이 내민 명함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문구처럼 에코프론티어는 환경(에코)과 지식(브레인)을 결합한 환경컨설팅 사업으로 부의 미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에코프론티어는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편인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일을 한다. 기존에 배출하던 온실가스를 줄이거나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로 발전을 하고 유엔에서 이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인정하면, 줄어든 탄소배출량만큼 탄소배출권(CER)을 발급해준다. 이 탄소배출권이 배출권 거래소에서 현재 톤당 13~14유로에 거래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더라도 아무나 이런 사업을 하지는 못한다.
정정만 부사장은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 글로벌 시각이 없다면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대기업처럼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가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남들보다 10년 이상 앞서 사업을 시작해 쌓아온 노하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거래를 성사시킨 말레이시아 폐기물 열병합발전소는 이런 에코프론티어의 진가가 드러난 사업이다. 에코프론티어는 우연히 말레이시아 정부가 팜오일 국가산업단지를 건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산업단지에 중유를 사용한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 작업에 나섰다.
“팜 농장에 짓는 산업단지가 환경 친화적이어야 전 세계에 자랑거리가 될 텐데 중유로 발전을 하면 어떻게 친환경이 되겠느냐며 그때까지 전량 폐기하던 팜 껍질을 이용한 열병합발전소를 짓자고 했더니 프레젠테이션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정 부사장은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정 부사장은 말레이시아를 50번도 넘게 오가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한국중부발전·산업은행 등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그들을 한데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그 결과 계약이 성사됐고 에코프론티어는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스팀은 공단 입주업체에 공급하기로 하고 탄소배출권까지 획득해 연간 20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관계자 모두가 이익을 본 윈윈 게임이었다. 에코프론티어라는 연결고리가 없었다면 아무런 부가가치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관계자들이 얻은 수백억원의 경제적 이익도 없었을 것이다. 지식과 환경이 만나 어떻게 부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준 모범답안이었다.
항상 전 세계를 무대로 남들이 하지 않은 일들만 찾아 한다는 정 부사장은 진취적 사고와 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부개척시대에 진취적 꿈을 가진 사람들은 광활한 서부 벌판에 깃발을 꽂아 자기 땅으로 만들었는데 지금 녹색산업이 이와 비슷합니다. 젊은이들이 큰 꿈을 품고 녹색영토를 개척하려는 진취적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