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헬스케어 서비스는 컴퓨팅 혹은 센서 등 무선 기술과 유무선 네트워크, 의료 산업을 융합해 예방, 진단, 치료, 사후 관리 등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 분야의 잠재력은 이미 20~30년 전부터 높게 평가돼 왔다.
우리의 경우 빠른 고령화로 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층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국가 경제력과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정부로서는 당연히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만 하고, 더불어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요구하는 대다수 일반 국민 요구에 부응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그만큼 u헬스 수요와 욕구가 상당 수준에 와 있다.
u헬스 공급 노력과 높은 수요를 보면 이 분야 활성화가 당연히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현실은 ‘산업’이라고 부르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정도 차는 있지만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산업의 가능성을 빨리 현실화해 신성장 동력으로서 국부를 창출하고 국민들도 수요자로서 만족스런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티브잡스’가 산업에 출현해야 하며,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창의적인 스티브 잡스와 그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이 되는 생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즉 수요자에게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창의적으로 모색해서 끝까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취해내는 리더십을 가진 기업인과 이를 믿고 지원해 주는 파트너가 추진하는 시장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가 탄생할 수 있는 생태 시스템이 미국에 있었기에 스티브잡스의 현재의 성과가 있듯이, u헬스 산업에서는 우리가 창의적으로 노력하기만 하면 우리나라에서 먼저 생태 시스템이 만들어 지고 우리의 스티브잡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생태 시스템 조기 구축을 위해서는 의료, 통신서비스, 단말기 제조, 비의료 헬스 등 각 집단의 영역 확보와 성과 배분의 최대화를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토양을 만드는데 밑거름을 줄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례를 들면 현재 u헬스 산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일전에 한 지인을 통해 국내에서 u헬스 사업을 하지만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자조적인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개정 발의 중인 의료법에 대한 의견은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는 방향은 현재 의료계에서 진료하는 분야에서는 u헬스 사용을 거의 허용하지 않고 의료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분야에만 적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현재 의료서비스 대상(장애인, 빈곤층 등 취약계층)이나 지역(농어촌 등 의료 사각 지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상황만을 본다면 산업의 조기 발전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결국 u헬스를 기존 산업의 연장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산업으로 볼 것이냐 이슈로 귀결된다. 현재까지의 움직임은 기존 산업의 연장으로 접근하려는 입장이 강하다. 그러나 전술한 이유 때문에 추진 중인 서비스는 시장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고 사용의 필요성이나 인식되는 가치가 높지 않다.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u헬스 서비스를 더 나은 ‘가치’로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용할 수 있다. 더구나 현재 무료인 시범 서비스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면 지불하게 될 비용까지도 고려된 충분한 가치가 주어져야 한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물론 고령층이나 건강 취약자 집단이지만 일반적인 헬스와 케어 개념까지 포함하는 것이 u헬스 서비스이므로 넓게 보면 전국민이 잠재수요자다. 다시 말하면 유례없는 블루 오션 시장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업은 거의 다 미국에서 출현했고 스티브 잡스 등 기업 CEO도 세상을 바꾸는 리더로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 LG 등 일부 기업이 이를 뒤쫓는 현실이다. 혁신 기업과 기업가가 왜 미국이라는 토양에서 탄생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만 우리가 이런 기업과 기업가를 만들어 내고자 할 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미국의 엄청난 의료 산업을 생각하면 세상을 바꾸는 u헬스 서비스 기업도 역시 미국에서 먼저 나올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와는 달리 우리는 미국과 유사한 환경이긴 하지만 변화의 가능성이 훨씬 높고, IT 분야에서의 역동성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하고, u헬스를 가능하게 할 인프라가 이미 일부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정부의 조정을 통한 리더십이 발휘될 가능성도 높다. 뿐만 아니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해 수요 측면도 급증하고 있다. 이상의 사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먼저 u헬스 산업의 애플이 생겨나고 이를 효과적으로 따르면서 같이 성장하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산업의 스티브잡스가 탄생할 수 있는 토양 중 부족한 부분을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며 관련 정부 조직도 추진 주체를 분명히 하고 기존 산업의 보호나 연장 측면에서 접근하던 방식에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쪽으로 과감히 돌아서야 한다.
주체가 누가 되든 시장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진정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u헬스 서비스 제공 기업은 추진 주체의 ‘마케팅 마피아(marketing myopia)’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하려는 사업 개발에 기꺼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참여 주체도 현재 영역을 고수하면서 약간의 부가적인 이익을 얻기 보다는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자신을 과감히 버리는 결심과 그에 따른 행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소비자는 자신이 처한 많은 문제를 u헬스로 해결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산업에서 엄청난 산출물을 기업과 정부가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과 기업가가 세계적으로 펼쳐질 블루오션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하루 빨리 보고 싶다. euehunlee@kaist.ac.kr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