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암이 한국인의 불치병 목록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지금은 별도의 보험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불안감을 주는 질병이 암이지만,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R&D)에 대해 국가융합기술지도가 그리고 있는 로드맵대로라면 불치병 목록 제외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가융합기술지도의 3대 분야 중 하나인 바이오·의료분야에선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2020년 2873억달러 규모로, 기능성 식품에 대한 수요가 25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자원·신소재·장기, 메디-바이오 진단시스템, 고령친화 의료기기, 기능성 식품 등 5개 우선추진과제를 세웠다. 과제 실현을 통해 바이오의료시장 선점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비전이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선진국 대비 국내 기술수준은 47.7%로 아직 6.3년의 기술격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많은 유전자 치료 표적 및 유전자 전달체 연구 성과가 배출되고 있고, 다양한 경쟁제품의 출현으로 항체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융합기술지도에는 이러한 정확한 현실 분석을 바탕으로 세계 수준을 추월하기 위해 기능성 핵산 설계 및 제작 수준을 2018년까지 선진국 대비 95%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고효율·고표적성 유전자 전달체 개발 수준은 90% 수준으로 높인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놓았다.
유전자치료제 기능성 핵산 설계 및 제작, 고효율·고표적성 유전자 전달체 개발, 인간·인간화 항체 제작, 항체 개량화, 고발현 세포주 제작·배양, 줄기세포 기능항진 기술 등 6개 기술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들 기술은 BT 뿐만 아니라 IT, NT가 모두 포함되는 원천융합기술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신약개발 전문 아웃소싱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치료제 후보물질 융합원천기술 확보, 생산공정 융합원천기술을 확보 등 3단계에 걸친 육성전략을 밟게 된다. 전략 실행을 위해 기업의 R&D 투자유도를 위한 조세지원을 확대하고 전 임상시험 지원시설의 서비스 확대과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이뤄진 바이오의약품 기술 수준 향상을 바탕으로 핵산 치료제, 항체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병과 면역질환의 진단·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질환별 조기 진단키트 및 생체칩, 신약물질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김건수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장은 “암 등의 난치성 질병 치료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개발은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우리나라가 추진해야 할 차세대 동력”이라며 “국가융합기술지도의 제안대로 부처 간 짜임새 있는 협의 아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섭취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성 물질이나 인체적용 소재, 바이오 장기 등 보건의료 및 농식품분야의 바이오 소재와 자원, 장기 개발 기술도 우선추진과제로 선정했다. 비만방지, 노화 억제 등 생활건강 식품을 비롯해 바이오 장기 생산용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 기술 확보, 기능성 화장품 및 의약품용 신소재 발굴 등을 전략으로 세웠다.
IT와 의료기술을 융합한 메디-바이오 진단 시스템도 핵심 과제다. 진단시설 발굴 및 진단법 설계, 진단시스템용 대용량 데이터 처리프로그램, 데스크톱 형 의료진단 시스템, 초고감도 멀티플렉싱 검출용 MEMS 센서 모듈, 초고속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 등 5개 융합기술로 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R&D의 효율성과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고령친화 의료기기, 기능성 식품 등도 우선추진과제에 포함됐다. 여기에는 노인의 독립보행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고령자용 신발개발, 소금이나 MSG 대신 쓸 수 있는 식품첨가물 대체물질 등 개발 후 당장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친화적 기술에서 생체신호계측, 식품소재용 분자구조 변환 기술 등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한 원천기술까지 두루 포함했다.
<표>NBIC 국가융합기술지도 바이오의료분야 내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