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와 SK텔레콤이 음성인식 기술과 무선망을 이용한 자동차 내 엔터테인먼트와 차량 원격제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또 2011년 초부터 르노삼성자동차 고급 차종에 모바일 텔레매틱스(MIVㆍMobile In Vehicle)를 접목할 예정이며, KT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2012년부터 와이브로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통신기업과 자동차업체가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카를 만들기 위해 잇달아 손잡고 있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이동통신망이 3세대에서 4세대로 진화하는 데다 와이브로ㆍ와이파이 기반이 확충되면서 스마트카 개발 여건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주행 성능뿐 아니라 휴대폰을 위한 원격제어와 도난 방지, 차량 유지ㆍ보수, 생활편의정보 제공 여부가 자동차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동차+IT`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르노삼성과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와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제휴와 협력을 적극 추진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능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음성으로 오디오와 전화 통화가 가능하고 날씨, 뉴스, 도로 검색 등 정보를 제공해 운전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MIV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중국 등 외국시장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휴대폰으로 자동차 문과 트렁크를 열고 시동을 거는 건 기본. 무선통신을 통한 차량 자가진단과 정비 이력 관리, 비상상황 연락 기능도 속속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KT도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2012년부터 현대자동차 고급 모델에 와이브로와 3세대 이동통신망 접속이 가능한 무선인터넷 단말기를 기본 장착할 계획이다. 또한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주는 `에그` 단말기도 내비게이션과 함께 차량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처럼 통신과 자동차를 결합하는 움직임은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가장 큰 이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에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에 기반을 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적용하는 `ng커넥트 프로그램`이 출범했다. 알카텔-루슨트, 도요타, QNX소프트웨어시스템스 등이 참여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이 BMW와 손잡고 차 안에서 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되는 BMW 차량에 이 기능이 장착된다. BMW는 다른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전문가들은 통신기업이 자동차라는 서비스 기반을 장악하기 위해 자동차업체와 제휴하는 데 열심이라고 분석한다. 예전엔 `텔레매틱스`라는 이름으로 자동차기업이 자동차 성능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IT와 제휴를 추진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업체가 자동차기업과 제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도 아이카(iCar)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 온스타는 구글과 손잡고 구글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와 접목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온스타는 GM의 텔레매틱스 브랜드다.
KT종합기술원 관계자는 "차량 이동 중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IT와 자동차업체 간 기술 협력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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