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66>직장탐구생활 - 기싸움 하며 태업하는 직원

회사 제도를 바꾸려는데 직원들 저항이 만만치 않다. 실무도 모르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라는 안색이 역력하다. 얼렁뚱땅 해치우고, 대충 넘어가고, 계속 따르지 않는다. 누가 이기나 보자 식으로 의도적인 태업을 하는 그들, 이러다가 잘못하면 부하들에게 오히려 까이겠다. 이럴 때는 한 명씩 만나 살살 구슬러야 하나? 파워게임인 만큼 절대 고삐를 늦추지 말고 후려쳐야 하나? 가혹한 규칙으로 정면 승부를 걸어야 하는 건지 한 발짝 양보해 사태를 관망해야 하는 건지 솔직히 혼동스럽다.

리더가 아무리 옳은 일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너무 강압적 태도로 밀어붙이면 다른 사람의 주관을 짓밟는 행위처럼 비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결안을 찾기 위한 모색의 과정이 아니라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고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다. 양방의 대립이 첨예할 때는 맞서 이기는 방법만 있지 않다. 양보, 회피, 협력, 타협 등 제3의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사안이 얼마나 시급한지, 내 편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중재자가 도움을 줄 수도 있을지, 내가 결단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는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갈등관리 대처방안을 선택하자. 시비를 가리거나 분쟁이 불거질 때 저마다 유독 즐겨 사용하는 갈등관리 스타일이 있다. 대학 때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 마신 사람은 나중에 아내랑 싸우고도 술 마실 확률이 높다. 그 사람만의 고유한 패턴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어떤 갈등관리 패턴을 즐겨 사용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안과 상대에 따라 상황을 봐가며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즐겨 사용하는 패턴으로 몰아가면 안되기 때문이다. 섣부르게 이를 드러내 소리를 지르면 겉으로는 복종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칼을 가는 사악한 순종을 초래할지 모른다. 혼자만의 사투보다 함께 연대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숨을 고르고 상황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