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스마트폰과 모바일환경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교육계에서도 모바일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러닝을 단순히 얘기하자면 교육환경에 모바일기기를 사용하는 것인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부분이 동영상 강의만을 떠올린다. 물론 모바일 기기로 강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면 학습자 접근성에서 상당한 발전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동영상 강의는 일방향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바일러닝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자가주도학습, 학생중심학습과는 거리가 멀다. 학생중심학습이란 강의를 통한 지식전달뿐만 아니라 퀴즈, 토론, 프로젝트, 발표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모바일러닝은 이 같은 교육환경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바일러닝을 활용하는 학생을 상상해보자. 경제학 수업이 끝난 한 대학생이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면서 아이패드로 메시지를 전송받는다. 다음주에 각 조별로 현재 경제개선책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발표하는 시간이 있을 예정이다. 학생은 코스 웹사이트에서 누가 같은 조에 속했는지 확인한 후, 메시지로 각자 조사할 내용을 분담한다. 코스 웹사이트에 올라온 수업노트와 인터넷검색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위키 페이지에서 조 전체가 볼 수 있도록 공유한다. 일주일 동안 포럼에서 충분히 토론을 하고, 발표자료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이패드로 틈틈이 주고 받으며 수정을 거친 후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학생은 성적센터에 접속해 동료들의 평가와 교수님의 발표점수가 더해진 최종성적을 확인한다.
이처럼 모바일러닝은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소통이 더 활발해지고 즉각적이게 되어 전보다 훨씬 다양한 학습방법이 가능해진다. 시험성적 이외의 학습활동이 곧바로 성적에 반영돼 학습자의 참여가 더 강화되는 것이 모바일러닝이다. 그 밖에 매시업이나 영상회의 등을 이용하면 더 다양한 교육자료와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동안 국내 이러닝 시장이 강의 동영상 위주로만 기형적으로 성장해온 것은 시험위주의 주입식 교육의 부작용이 크다. 이제는 주입식교육에서 벗어나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해야하지 않을까.
한편, 모바일러닝 플랫폼 자체개발과 글로벌 표준 플랫폼 도입을 놓고 국내 교육기관들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MIT와 조지아의대의 사례는 국내 교육기관들도 참조할 만하다. MIT는 세계 일류 공대의 명성에 걸맞게 자체개발을 선택했고, 조지아 의대는 블랙보드사의 표준 플랫폼을 도입했다. 두 학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면 겉보기에는 크게 다른 면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MIT는 상당한 프로젝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조지아 의대의 모바일은 아이폰의 표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적용한 표준 플랫폼을 도입했고, 시간과 비용면에서 확연한 절감을 할 수 있다. 기술 환경변화에 따른 유지보수 시간과 비용, 사용자 교육과 변화관리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아무래도 MIT보다 조지아 의대가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교육기관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정착되지 않은 국내 모바일 환경에서 교육기관이 직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며 자칫 부족한 자원과 인력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김성윤 SJK솔루션 대표 sykim@sjksolu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