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한국전력)와 6개 자회사를 통합하는 것보다는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9일 열리는 전력구조개편 정책토론회에서 전력그룹사 재통합에 대한 찬반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6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용역을 맡은 전력산업구조 재검토 작업의 방향이 경쟁과 효율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토론회 패널로 참가하는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려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론자로 참석하는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전력산업은 송배전망처럼 중복 투자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발전이나 판매는 경쟁이 가능하다”며 경쟁체제 도입을 지지했다.
조 박사는 “당초 전력산업 구조 개편의 목적은 전력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우선 발전부문을 나누고 단계적으로 민영화할 방침이었는데 진전이 없었다”며 “시행도 안 해보고 경쟁 효과가 없다고 재통합을 검토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유형 케이파워(K-Power) 상무도 “경쟁체제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통신과 항공을 보면 결국 경쟁을 통해 효율화를 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원자력에 대한 통합은 정부 간 거래라 인정하지만 화력부문은 민간이나 공기업이나 큰 차이가 없어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통합을 주장해 온 KEPCO는 발전 분할에 따른 비효율성을 근거로 재통합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권식 KEPCO 그룹경영지원처 부처장은 “내부적으로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은 내린 바 없지만 통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완전 통합이든 부분 통합이든 제한을 두지 않고 통합해야 한다는 의지는 피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중립적인 견해도 있다. 통합이든 경쟁체제 도입이든 중요한 건 운영의 묘를 살려 최대의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어떤 형태로든 지금처럼 어중간한 구조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원론적인 논쟁보다는 문제점은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게 ?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