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아우디 Q5 3.0 TDI

아우디 Q5 사이즈의 SUV라면 어느 자동차 회사든 2.0리터 급 엔진이 주력이다. 특히 배기량에 민감한 국내에서는 2.0리터가 답이다. 요즘은 엔진 기술이 워낙 좋아서 2.0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아우디의 2리터 디젤이라면 부러울 게 없다.

이보다 큰 엔진은 이미지 리딩용이다. 크고 강한 엔진으로 강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에 힘입어 정작 많이 파는 건 그 아래급 모델이라는 것이 자동차 업계에서 대체로 통용되는 공식이다. 그래도 큰 엔진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 Q5 3.0 TDI 같은 모델이 필요한 이유다.

시승차에 탑재된 3.0리터 엔진은 Q7에 먼저 올라갔다. 최고출력은 240마력, 최대 토크는 51.0㎏.m이다.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이지만 독일제 엔진은 수치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 거기다가 변속기는 7단 S-트로닉이다. 듀얼 클러치 방식 자체만으로도 이 클래스에서는 독보적인데, 7단이기까지 하다. 엔진과 변속기만 봐도 꽤나 값나가는 구성이다.

그럼 Q5 3.0 TDI는 얼마나 잘 나갈까. 큰 엔진을 얹었으니 기대감도 높아진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5초. 최고속도는 225㎞/h이다. BMW X3 3.0d는 7.7초와 210㎞/h, 메르세데스-벤츠의 GLK 350 CDI는 7.3초와 225㎞/h이다. 수치만 보면 동력 성능에서 대략 우위에 있다. 아무래도 변속기의 역할이 크지 않은가 싶다.

사실 100㎞/h까지 가속 시간이 6.5초면 꽤 빠른 수치다. 하지만 느낌으로는 다르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민감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다. BMW처럼 민감하게 밀어주는 느낌은 아니란 말이다. 물론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린다. 초반에는 약간의 지체 현상이 있다. 하지만 2000rpm 전에 부스트가 차기 시작해 터보가 돌아가면 큰 힘이 나온다. 이때부터는 밟는 대로 튕기듯 나간다. 그리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뒤에서 떠밀듯이 속도가 붙는다. 잘 만든 디젤의 장점이다.

타면서 느낀 것은 요즘은 정말 변속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Q5 3.0 TDI는 7단 S-트로닉 덕에 클래스에서 분명히 차별화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변속기의 직결감이 우수할뿐더러 반응도 빠르다. 시프트 패들로 수동 조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어를 내릴 때는 회전수도 착착 맞춰준다. 거기다 D에서 자동으로 한단 높아지는 시점 이상의 회전수에서 변속해도 미끄러짐이 거의 없다. 변속기는 스포티하고 엔진은 컴포트하다. 엔진은 정말 정숙하다. 7단으로 100㎞/h를 달리면 회전수는 1550rpm에 불과하다.

방음이 아주 탁월해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잘 차단된다. 거기다 SUV로서는 바람 소리도 상당히 작다.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편하게 타는 성격이지만 기분 내키면 힘차게도 달릴 수 있다.

아우디의 고속 안정성은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 Q5도 마찬가지다. 승용차 보다 상대적으로 키가 크지만 운전대만 편안하게 잡고 있어도 높은 속도로 달릴 수 있다. 고속으로 크루징 하기 위해서는 일단 운전자의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Q5는 그런 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SUV로서 핸들링도 좋은 편이다. 가속 페달을 조절하면서 긴 코너를 지나갈 때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타이어도 4륜구동 콰트로와 궁합이 잘 맞는다. 브레이크는 민감하면서도 강력하다. 아우디의 브레이크는 대체로 누구나 다루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 적당히 초기 응답이 민감하고 페달의 감촉도 좋다.

Q5 3.0 TDI의 가격은 7460만원이다. 여기서 1790만원을 더 내면 같은 엔진을 얹은 Q7을 살 수 있다. 반면 Q5 2.0 TDI의 기본형은 이보다 약 1600만원이 저렴하다.

글 / 한상기 객원기자

사진 / 박기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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