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더위가 절정으로 향해가는 7월은 절로 축 늘어지는 몸과 마음으로 인해 생활하기 가장 힘든 시기다.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지는 내 몸에 뭔가 시원한 청량제를 주고 싶다면 연(蓮)의 향기에 취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진흙 속에서도 맑은 꽃을 피워내는 연은 만개 시기도 7, 8월의 가장 불쾌지수가 높을 때여서,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청량제같은 역할을 해준다. 여러 문화권의 신화에 등장하며 여성의 생식, 풍요와 번영, 장수, 재생 등을 상징한 연은 중국에서는 군자화로 불린다.
송나라 유학자 주렴계가 쓴 애련설이 대표적인데,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다’며 군자에 대비해 칭송했다.
이렇게 청아한 모습으로 기쁨을 주는 연은 잎과 열매 등 각 부분이 한약재로 쓰여서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내는 역할 또한 톡톡히 해왔다. 우리가 밑반찬으로 자주 먹는 연근, 즉 연뿌리는 지혈제로 유명하다. 각혈, 토혈, 하혈에 두루 쓰이며 어혈을 풀고 새로운 피를 생성해주는 역할도 한다. 연꽃은 그 향이 오묘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몸을 가볍게 하며 얼굴을 늙지 않게 한다고 동의보감에 소개돼 있다.
연꽃의 열매, 씨를 말하는 연자는 보심(補心), 보신익정(補腎益精) 효과가 뛰어나, ‘기력을 길러 온갖 병을 없애고 오장을 보하며 신(神)을 보하여 심(心)을 안정’시키는 약재로 설명돼 있다. 특히 연자로 죽을 쑤어 복용하면 젊음을 오래 지닐 수 있으며 장수한다고 하여 자양강장제로 유명하다.
연잎은 여름철의 습열로 인해 생기는 병증을 해결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갈증, 설사, 복통, 더위먹은데 좋으므로 요즘 먹기 딱 좋은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