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ㆍ통신 결합상품 아직 `걸음마` 수준

신용카드에 이동통신 기술을 접목한 상품이 일부 출시됐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종 스마트폰 출시로 통신 기반이 한층 성숙하고 가맹점 단말기 설치 등 인프라가 구축되면 카드시장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신한카드, 하나SK카드, 우리은행이 휴대전화 유심(USIM) 칩에 카드 기능을 장착한 모바일카드를 출시하며 카드ㆍ통신 결합상품 시장을 주도해왔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2007년 세계 최초캷 휴대전화에서 무선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모바일카드를 출시했다. 이어 올해 3월 하나SK카드가 ‘터치세븐(Touch 7)’을 출시했고, 우리은행도 SK텔레콤과 제휴해 모바일카드를 내놓았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모바일카드를 출시한 것은 휴대전화를 가맹점 전용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플라스틱카드를 대체할 새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 환경 변화에 맞춰 차세대 상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드ㆍ통신 결합상품들은 예상과 달리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나SK카드 터치세븐의 경우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발급 수가 아직 2만매 정도에 머물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도 “고객들이 모바일카드를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카드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우선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에서 플라스틱카드를 사용해도 불편이 없다 보니까 모바일카드를 찾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맹점들도 수십만원이 드는 모바일카드 전용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아직 하나SK카드의 터치세븐을 사용할 수 있는 ?맹점은 전국에 3만개 정도이다. 카드업계가 추정하는 가맹점 300여만개의 1% 수준이다. 또 모바일카드가 3G 기반에 한정된 경우가 있어 이동통신 환경이 뒤를 받쳐줘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카드사들이 모바일카드 발급을 위해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정작 발급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최? 각종 스마트폰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등 통신 기반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맹점 내 단말기 보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 분야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모바일 기반의 신용카드가 기존의 플라스틱카드보다 결제가 빠르고 편리하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카드ㆍ통신 결합상품 출시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카드사는 하나SK카드이다. 태생 자체가 금융과 통신이 결합된 회사로서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드시장은 플라스틱카드 중심으로 경쟁하는 체제였지만 이제 모바일카드로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로서 이 분야에서 주력상품을 내세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