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발전을 위해 해외의 좋은 특허도 과감히 사들일 것입니다. 국가 R&D 전략에는 해외 특허를 아예 가져와서 우리 것으로 상용화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이 필요합니다."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장은 지난 6일 저녁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 클럽`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 R&D 발전에 맞는 해외 특허를 적극 발굴해 미래 시장 창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황 단장은 주영섭 주력산업 MD, 김선영 융합신산업 MD와 함께 참석해 국가 R&D의 문제점과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R&D는 칸막이 연구 시스템이며 분야별 중복성이 많다"며 "국가 R&D의 뿌리이면서 큰 줄기인 메타플랜(Meta-Plan)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줄기를 잘 만들어놓으면 개별 프로젝트가 가지를 뻗어 1~2년에 과실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단장은 "지금 스마트폰은 스마트월드의 초기 단계일 뿐이다"며 "앞으로 스마트TV, 스마트홈, 스마트빌딩이 계속 나오고 최종적으로 스마트시티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앞으로 등?할 스마트시티에서 어떤 독특한 기술로 시장을 잡을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단장은 "빌딩의 바람을 이용한 풍력에너지, 빌딩 이용객이 드나들면서 일으키는 에너지로 냉난방을 하는 스마트빌딩같이 도시민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하는 환경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큰 도전과 기회(The Great Game)는 아프리카라고 단언했다.
"사하라 사막 일부만 태양열을 이용한다고 해도 전 세계가 다 쓸 수 있는 전기가 나옵니다. 아프리카는 미래 자원과 부존자원 모두를 갖? 있죠. 태양광을 쥐는 나라가 새로운 산유국(New OPEC)으로 부상해 세계 에너지를 주도할 겁니다."
제품 상용화에 대해서는 "한국은 자원도 재원도 없어 제한된 인력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R&D가 필요하다"면서도 일방적 기술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는 "소비자의 요구는 복잡하고 까다로워 기술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나 기술을 갖고 있는 `넘버 원(Number One)`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 기업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주장쳀다.
황 단장은 "IT, BT, NT 등 개별 산업으로 부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기술 개발부터 융합 기술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융ㆍ복합화를 어설프게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옹성같이 칸막이를 쳐놓고 있는 대학의 연구소부터 융ㆍ복합을 시작해 원천기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전병득 기자 /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