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6월 1일부터 서비스중인 ‘T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는 고객이 하나의 데이터 요금제로 이동전화와 여러 단말기서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다.
다양한 단말기에 통신 모듈이 장착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별도의 가입비나 기본요금제 가입 등 추가적 비용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초 SK텔레콤은 개방과 혁신을 통한 무선인터넷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OPMD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SK텔레콤은 6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단순한 개념에 불과하던 OPMD 체계를 IT 시스템으로 구현해 고객에게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SK텔레콤 정보기술원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깃들어 있다.
◇OPMD 청사진을 IT 시스템으로 구체화=정보기술원은 올해 2월 사내에 OPMD 워킹그룹 태스크포스(TF)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프로젝트 준비에 착수했다. 이후 약 4개월동안 IT 시스템에 대한 영향도 파악과 요구사항 분석, 프로세스 개선과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진행돼 6월 1일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TF 초기에는 주로 USIM 개통방안과 데이터 호 처리방안이 정보기술원과 네트워크 유관 부서, 현업 부서 사이의 핵심이슈였다. 또한 기존 영업 시스템의 실시간 과금, 한도관리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단순히 OPMD 서비스 기능의 구현뿐만 아니라 가입, 해지, 사용량 조회, 한도관리를 통해 편리하면서도 요금폭탄에 대한 걱정 없이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했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원이 먼저 현업부서에 고객 입장에서의 기존 IT시스템의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OPMD를 체계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업 부서에서는 이를 수용하고 변경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됐다.
가장 큰 도전사항은 짧은 프로젝트 기간이었다. OPMD를 위한 태블릿PC의 예상 출시일이 6월 경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개발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하기 위해 개발과 테스트를 병행해서 추진했다. 또한 이동전화 운영 업무의 오류 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스템 운영 인력들을 최대한 활용해 장애율을 낮춰나갔다.
막바지 테스트에서는 OPMD USIM 장착 후 서비스 가능 여부와 콜(call) 데이터의 생성, 과금, 한도관리 등 일련의 라이프사이클을 테스트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현업부서와 단말기, 네트워크, IT시스템 간의 엔드-투-엔드 테스트가 7일간 진행됐으며 이 과정을 통해 오류사항을 점검하고 서비스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무선데이터 활성화 의지 보여주는 사례=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 부서간 의견 차이를 집중적인 브레인 스토밍으로 조율해 나갔다. OPMD 자체가 개념적인 이슈사항이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초기엔 현업 부에서도 딱히 요구사항을 내놓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브레인 스토밍이 향후 각 부서간의 불만과 혼란스런 사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였다.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이철행 SK텔레콤 정보기술원 비즈니스솔루션팀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서비스 가입부터 변경, 해지, 과금, 청구 프로세스와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한도관리 등 기존 메인 프로세스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큰 프로젝트였다”며 “제한된 비용과 기간 내에서 고객에 보다 더 이득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이 고안해 낸 방법은 하나의 이동전화 모회선 안에 ‘자식’ 개념의 여러 자회선을 엮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별도의 회선을 만들지 않고 모회선인 이동전화 회선 안에 다른 단말기와 연결되는 자회선을 엮음으로써 기존 시스템의 변경을 최소화하고 이동전화 외에 5개 이상의 단말기에서 무선데이터를 활용할 있게끔 유연성을 가미했다.
비슷한 등급의 서비스를 모자(母子) 간의 형태로 관계를 설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동전화의 프로세스에 맞춰 모자관계를 설정하게 되면, 동등한 레벨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자회선들이 이동전화 프로세스의 하위 프로세스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런 도전사항들을 극복하고 T 데이터 셰어링 시스템을 예정된 날짜에 무사히 오픈할 수 있었다. 고객들은 온라인(T월드)이나 오프라인(지점/대리점 방문),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서 자유롭게 T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서비스 활성화 위해선 다양한 장비 공급돼야=T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는 이동전화 요금제에 부가서비스 형태로 3000원만 추가하면 5개(향후 추가 가능)까지의 단말기를 통해 별도 가입비는 요금제 부담 없이도 무선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3G 망뿐만 아니라 와이브로 망에서도 T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타 통신사의 OPMD 서비스는 현재 1개의 회선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는 SK텔레콤의 자회선 개념이 아닌 각각의 회선을 개통하는 방식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T 셰어링 서비스는 실시간 한도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한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 무료통화 초과 사용량에 대해서는 과금을 하고 있어 고객에게 데이터 요금 과다 발생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데이터 사용을 초과하는 경우 데이터 서비스 사용량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정지시키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단 한도를 초과하면 차단한 후 차단해제와 충전시에만 사용이 가능하게끔 하는 기능도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각각의 장비에는 데이터통신용 USIM 칩을 별도로 장착해야 한다. USIM 칩은 현재는 SK텔레콤의 지점과 대리점에서 구매 가능하고, 향후 온라인 등 판매채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T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OPMD 체계가 활성화되면 태블릿PC, 넷북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이나 PMP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도 3G 모듈이 장착된 형태로 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만족도 제고는 물론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다른 통신사들의 IT시스템 구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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