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암 의료관광` 사업 추진

국립암센터 양성자 치료기를 통해 암 진단을 하고 있는 모습. 양성자빔은 X-선과 달리 체내에서 멈추기 직전 대부분의 에너지를 내놓고 사라져 암 세포를 제외한 정상조직에 부작용을 가져오지 않는다.
국립암센터 양성자 치료기를 통해 암 진단을 하고 있는 모습. 양성자빔은 X-선과 달리 체내에서 멈추기 직전 대부분의 에너지를 내놓고 사라져 암 세포를 제외한 정상조직에 부작용을 가져오지 않는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진수)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가 매년 19만명 이상 발생하는 미국 전립선암 환자를 상대로 ‘암 의료관광’ 사업을 추진한다.

두 기관은 8일 경기 고양시의 국립암센터에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센터가 보유한 ‘양성자치료장비’와 공사의 관광 상품을 결합한 의료관광 활성화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핵 소립자인 양성자를 1초에 3만번 회전시키는 가속기를 이용해 소립자를 암 조직에 도달시켜 암 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X선을 이용한 기존 방사선 치료는 신체를 통과하는 동안 암세포는 물론이고 주위 다른 세포에 손상을 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비해 양성자 치료는 정상세포에 별다른 영향 없이 정교한 치료를 할 수 있다. 특히 전립선암과 같은 고형암(덩어리로 이뤄진 암)이나 절제가 불가능한 골반 종양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국내에서 유일한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기는 48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지난 2007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세계적으론 32개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는 10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치료비용이 1억원 이상의 고가인데다 시술 대기 시간도 길다. 국립암센터는 30% 정도의 비용에 숙박까지 가능한 상품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평균 8주가 소요되는 치료 기간 동안 매일 1회 씩만 방사선 치료를 받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관광 상품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센터가 보유한 양성자 치료 기술수준과 서비스, 가격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이 미주지역 전립선 암 환자의 최대 유치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