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장관 “경제회복 파이 대기업이 다먹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8일 대기업들이 경기 회복 과실을 ‘독식’하고 무분별하게 중소기업 인력을 빼가는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기업은 지표상 2008년 수준을 회복했거나 뛰어넘었을지 몰라도, 중소기업은 2008년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8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경기가 2008년 -5.4%, 작년 0.2%, 올해 5%대로 겨우 2년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그런데 파이(회복 성과)는 대기업이 다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얻는 실적과 성과가 중소 협력사들로 전혀 파급이 안 된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선) 나한테 내려오는 게 없는데, 회복이 안 됐는데 됐다고 하니 어느 누가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게 대기업들이 1차 벤더를 평가할 때 2, 3차 벤더들과 얼마나 성과를 공유하는지 확인하고, 적용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소프트웨어(SW)산업계와 가진 간담회에서 느낀 점을 예로 들며, 직설화법으로 관련 대기업의 파행적 관행을 꼬집었다.

최 장관은 “(대기업들이) SW 인력을 충원하고 뽑을 때도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SW R&D 인력 한두 명을 빼가는 거야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막을 수 없겠지만, 타기팅을 해서 그 라인 전체를 다 데리고 가면 중소기업은 존망의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정책상 최대 화두는 역시 산업융합촉진법을 꼽았다. 최 장관은 “산업융합촉진법에 대해 다른 부처들이 자기 영역을 빼앗는다고들 하는데, 장관으로서 산업융합촉진법의 총대를 지경부가 메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제대로 잘 할 수 있으면 하라는 것”이라고 부처 이기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