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디바이드…"와이파이·앱이 뭐야?"

"자, 봐요. 개통이 안 됐는데도 인터넷이 되죠? 부챗살(무료 인터넷이 되는 `와이파이` 지역 표시)이 뜨면 됩니다. 이거 확인하지 않고 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하면 안 됩니다."

8일 서울 용산전자상가 내 휴대폰 게임기 전자사전 카메라 등이 즐비한 나진상가 아케이드. A매장에서 주부 이경희 씨(40)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갤럭시S 작동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씨는 "스마트폰을 안 쓰니 올드(나이 든) 취급을 받는다. 길가에서 젊은 애들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것을 보면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중 휴대폰 대리점에 스마트폰 열풍이 일고 있다. 짬을 내 매장에 들른 직장인 김지욱 씨(37)는 "와이파이나 앱을 모르면 대화에서 소외돼 3년째 써온 2G(세대)폰을 이참에 스마트폰으로 바꿔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마트폰 디바이드`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무조건 바꾸다 보니 시행착오도 나타난다. 직장인으로 붐비는 서울 강남역 인근 B매장. 매장 직원은 "40ㆍ50대 직장인들이 인터넷에서만 보고 작동법 설명도 제대로 안 듣고 갤럭시S를 사간 뒤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가 모두 날아갔다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폰(피처폰)은 전혀 안 팔린다"며 "100가지가 넘는 일반폰 모델 가운데 고작 롤리팝2, 코비, 코비F, 테라피, 체크메이트, W폰 등만 팔린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첫째 이유는 뚝 떨어진 가격 때문.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시중에 나와 있는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싼 갤럭시S는 2년 약정에 월 8만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5700원(단말기 할부금에 붙는 연이자 5.9% 포함)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8일 휴대폰 매장이 밀집된 서울 용산 전자상가 아케이드에서는 "갤럭시S" "시리우스" "엑스페리아 X10" "HD2" 등 스마트폰 판촉 경쟁이 치열하다. 매장마다 "갤럭시S 입고" 문구가 요란하게 나붙어 있는 반면 100여 개 일반폰은 대부분 공짜다. <김호영 기자>



갤럭시S 인기는 `아이폰 공백`에 힘입은 바 크다. 용산전자상가 C매장 직원은 "아이폰3GS가 품절되고 아이폰4는 다음달께 국내시장에 들어올 것 같아 갤럭시S가 잘 팔린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10명 중 8~9명이 갤럭시S를 찾는다"며 "가격은 어느 매장이나 똑같고 문제는 재고"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출시 후 3~4일까지는 하루 200대까지 들어오다가 갑자기 공급이 확 줄어 하루 8대, 10대 등만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D매장 직원은 "갤럭시S는 보상판매(기기변경)용으로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탈퇴하고 신규로 가입하면 기기값은 깎아줄 수 없지만 콜키퍼와 컬러링 등 부가서비스를 대리점에서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일반폰 100여 가지 모델은 용산전자상가에서 거의 대부분 공짜폰이었다. 강남역 인근에서는 코비F 기기값이 6만500원이었다. E매장 직원은 "갤럭시A, 옵티머스Q 등 스마트폰도 공짜폰이 된 마당에 일반폰은 고장폰 대용으로 빌려주는 중고폰으로 쓰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용어

스마트폰 디바이드 =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보를 재빨리 습득하는 사람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지역별, 연령별, 성별 격차를 뜻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동 중 인터넷 검색, 이메일 확인, 트위터 소통 등이 즉각적으로 가능해 정보시차(情報時差)를 유발하기도 한다.

[황시영 기자 @shinyandlo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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