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매각이 번번이 무산돼 주인을 찾지 못하던 하이닉스반도체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보는 `고수익` 기업이 됐다.
8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데 이어 세계 2위 D램 업체인 하이닉스도 처음으로 영억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호황을 감안할 때 이런 실적 호조는 3분기에도 이어져 올해 하이닉스의 전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3조~4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이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뿐 아니라 6조6000억원의 차입금 중 1조원 이상을 상환해 재무구조 개선에도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과 윈도7에 따른 PC 교체 수요 △스마트폰ㆍ태블릿PC를 비롯한 IT기기 보급 확대 등으로 반도체 시장은 활황세를 보였고 전자업계에서는 공급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5조원 중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서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없어서 못 파는` 호황세는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경제위기로 지난해 2분기 2110억원 적자를 봤으나 지난해 3분기 2090억원 흑자로 반전시켰으며 △지난해 4분기 7080억원 △올 1분기 7990억원 등으로 흑자폭을 키워왔다.
특히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올 2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실현되면 하이닉스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2분기 매출은 3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미국 일본 대만 등의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D램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2.6%)였으며 하이닉스(21.7%), 일본 엘피다(17.6%),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14.6%) 등이 뒤를 이었다.
하이닉스는 1분기에 영업이익률 28.3%를 기록해 25.6%에 그친 엘피다와 21.2%에 머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지난해 효성그룹이 인수 의사를 철회한 후 `주인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매각이 번번이 무산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는 반도체 경기를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고객들이 100을 달라고 하면 60밖에 주지 못할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게 현재 업황"이라며 "전반적인 반도체 시황이 좋기 때문에 매출과 이익 규모 면에서 상당한 기대감이 있고 회사 출범 이후 가장 큰 수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3분기에도 계속돼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도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조~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2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가격과 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하이닉스는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올해 미세공정화 등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3조5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2008년과 2009년의 투자액이 각각 2조4500억원, 1조원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다.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은 시설ㆍ연구개발 투자에 투입되지만 일부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채무 상환에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하이닉스의 차입금은 6조6000억원 수준이며 현금 보유액은 2조10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올해 차입금 중 1조원 이상을 상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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