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1000억 클럽 멤버가 작년보다 20%(40개사) 증가한 242개사로 늘었다. 지난 2005년(78개사)과 비교하면 3배나 많아졌다. 특히 올해는 신규 멤버가 무려 50개사에 이른다. 벤처에게 매출 1000억원은 ‘꿈’과 ‘희망’ 그리고 언젠가는 달성해야할 ‘목표’가 됐다. 전자신문은 최근 일고 있는 제2의 벤처 열기에 맞춰 벤처기업들의 좋은 벤치마킹 모델이 될 이들 벤처1000억 클럽 주요 멤버의 성공스토리와 비전을 시리즈로 싣는다.
지난 2000년 8월말, 잠실 펜싱경기장. 당시 사회탐구영역 스타 강사인 ‘손사탐’으로 명성을 날리던 손주은 강사가 1만여명에 가까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 끄트머리에 손 강사는 이름도 생소한 온라인교육 서비스 ‘메가스터디’를 처음 소개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뒤, 자본금 3억원에 30평 남짓 사무실에서 직원 5명으로 출발했던 이 신생벤처는 매출 약 2400억원에 시가총액 1조원을 넘나드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인터넷강의(인강)의 또다른 이름 메가스터디(대표 손주은)가 그 주인공이다.
메가스터디는 강남 유명 강사들의 질 높은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파격적 모델 탓에 단숨에 고등 온라인 교육 시장의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초기의 성공은 끝없는 도전과 모험의 시작이었다.
손주은 사장은 10년 중 가장 어려웠던 고비로 2004년 정부의 EBS 강화 정책이 나오자 강사들의 동요가 심했던 순간을 꼽았다.
손 사장은 “강사들에게 고급 콘텐츠와 연구실 등을 제공하면서 이를 무마했고 결국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지난 10년간 늘 고집스럽게 최고급 콘텐츠만을 지향한다는 원칙과 정확한 시장 분석력에 기초해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전략은 주효했다. 메가스터디에 이어 2003년 출범한 중등 온라인 서비스인 ‘엠베스트’와 2008년 뛰어든 전문대학원 입시 사이트들도 연이어 히트 대열에 합류했다.
메가스터디는 바로 오늘(12일)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올해 10주년을 계기로 이 회사는 또다른 10년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착수했다.
손 사장은 “소비자의 상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창조적 서비스’가 없다면 메가스터디는 새로워질 수 없다”며 “초창기 벤처 특유의 강한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을 경계하고 ‘제2의 서프라이즈’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스터디 사이트에서 목표 성적을 낸 학생에게 수업료의 70%를 돌려주는 시도 등이 그것이다. “계열 오프라인 학원도 고정관념을 깨고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게 손 사장의 요즘 구상이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교육 기업’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대학생 계약직 형태로 체계화된 강사 양성을 통한 사회 환원도 고려한다.
수업료 환원이나 재수생 성적공개 등 모험적 시도들이 처음엔 내부 반발도 심했다. 영업이익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손 사장은“우리가 가진 기존의 생각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혁신이 없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오는 2020년 메가스터디의 비전은 1조5000억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종합교육기업’이다. 가능하다면 인수합병(M&A) 등도 추진해 영어학원, 중등출판 등 아직 미완성된 수직 계열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도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베트남 학원 사업 진출에 이어 중국에서 ‘메가스터디차이나(MSC)’도 론칭을 앞뒀다. 손 사장은 “중국의 사교육 강사는 물론이고 공교육 교사들도 참여해 메가스터디 브랜드로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메가스터디는 최근 10주년을 맞아 놀라운 수치들을 공개했다. 현재 전국 2225개 고등학교 중 메가스터디 회원이 없는 학교는 단 3곳. 10년간 약 6억7000만명의 고등학생들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10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평균 173편의 신규 강의를 제작했다.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고급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꿈에서 출발한 메가스터디의 벤처 성공 신화가 만들어낼 또다른 기록적 수치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표>메가스터디 기업 현황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