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치료에 3D입체영상기술 뜬다

아바타 등의 영화에 사용됐던 3D 입체영상기술이 의료현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일산 킨덱스에서 ‘3D를 넘어(Beyond the 3D)’를 주제로 열린 의학영상분야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아바타와 같은 영화산업에서 선보였던 입체 가상현실 기술을 의료기술에 접목시키기 위한 다채로운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이처럼 3D 입체 가상현실 기술이 의료계에서 주목받는 것은 사람의 입체감각과 의료영상기술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수술이나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에모리대학에서는 1천4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3D 입체 가상현실을 적용한 스테레오영상법이 병변을 23%나 더 발견하게 해줬으며, 위양성(가짜 양성)을 46%로 낮춰 필요없는 조직생검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를 내놓기도 했다.

적용 분야로는 혈관시술이나 고주파 암치료 등과 같은 시술분야는 물론 유방이나 폐의 X-선 검사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로봇수술의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입체 내시경 기술’은 이런 3D 입체 가상현실 기술이 가장 활발히 접목되고 있는 분야다.

입체 내시경을 이용하면 기존 내시경 수술에서 얻을 수 없었던 깊이 감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과정에서 혈관손상을 줄일 수 있고,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수술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중재적 시술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현재 2차원 영상만 보고 시술을 하고 있지만, 입체 영상기술을 적용하면 혈관들이 겹쳐 있을 때 깊이와 방향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어 시술과정에서 손상의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종효 교수는 “혈관영상 분야의 경우 아직 상품화된 게 없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면 한국에서 기술개발을 선도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국은 이러한 미래의료기술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