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늘 때 기업 `성장통` 혁신전담팀 좋은 처방전"

"직원 늘 때 기업 `성장통` 혁신전담팀 좋은 처방전"

기업도 ‘성장통’을 겪는다. 꾸준히 늘던 매출과 이익이 어느 순간 정체 또는 후퇴하는 순간이다. 기업 경영진은 순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는 최근 벤처 최고경영자들과의 자리에서 자신이 겪은 회사의 성장통 극복기를 소개했다.

‘휴맥스 혁신의 경험’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그는 성장통이 생기는 대표적 요인으로 ‘직원 수의 급증’을 꼽았다.

“매출이 늘면서 사람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이들 간에 문화적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100~150명이 똘똘 뭉쳐서 열심히 일해 왔는데 나중에 들어온 사람들과 충돌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컨대 나중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기존 인력들이 일을 안 주는 경우입니다. 결국 기존 인력보다 더 많은 200~250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해 겉돌고 말게 됩니다.”

정신적 나태해짐도 들었다. 회사가 크기 전까지만 해도 위기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했지만 어느 단계에 진입하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힘들 때 우리 회사가 망하면 안 된다고 하며 똘똘 뭉쳐 일했던 사람들이 이익이 1000억원씩 나면서 망한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됩니다.”

그는 이어 “돌이켜보면 회사 밖에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는 순간 회사 안은 망가지기 시작했다”며 “이것을 2년이나 3년 후에야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가 이 같은 문제점 타파를 위해 선택한 것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그동안 일해 온 방식을 없애고 새롭게 조직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

“사장이 ‘큰일났다. 이제 바꿔야 한다’고 말하면 모두 따라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6개월 지났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놀랐습니다. 아무리 사장이 나서서 떠들어도 직원들은 꼼짝도 안했습니다.”

그래서 세운 것이 사내 ‘혁신실’이다. 오로지 혁신만을 고민하는 조직이 있어야 변화가 오겠다는 판단에서다. 혁신실이 생기고 나서도 1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변화를 했다고 변 대표는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혁신의 가치가 200억~300억원은 될 것”이라며 “혁신만을 고민하는 조직이 있어야 기업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기업이 커가면서 지속적으로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가 열정은 있지만 수십년 간 해온 전문기업처럼 잘하지는 못합니다. 휴맥스도 오래되면서 일을 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벤처는 업력이 늘수록 열정도 있고 일도 잘하는 회사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100억~200억원 규모를 구매했던 회사가 1000억원~2000억원 규모로 구매량을 늘릴 것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리스크(위험)가 커지기 때문에 일을 더 잘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20년의 비전을 ‘한국의 벤처가 해외시장을 기반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자’로 수립했다고 변 대표는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업 말고는 아직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증명한 곳이 없다”며 “해외 주요지역에 확보한 법인을 바탕으로 도전에 나서겠다”고 비전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