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함께하기 거북한 상대가 누구인가. 첫 번째는 애인의 친구고, 두 번째는 직장 상사란다. 특히 자주 뵙지 못하는 임원급은 어색하고 서먹해서 5분을 못 넘기고 입을 다물게 된다. 나이 지긋한 삼촌 뻘의 어른들이다 보니 말 섞기도 부자연스럽고 동행하기도 껄끄럽다. 빨리 승진하려면 변죽도 울리고 너스레도 떨면서 친해져야 할 텐데 영 만만찮다. 최고의 교육을 받고 열 줄 넘는 스펙을 만들었건만 여전히 조직생활은 나를 휘청거리게 한다.
‘붙임성’있는 부하직원이 사랑받는다.
아직 초년생일 때는 실력으로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작은 것도 묻고, 배우려 들고, 신기해하고, 흡수하려 들면서 상사를 경외롭게 바라볼 때 상사는 기쁨을 얻는다. ‘무섭다, 까다롭다, 나쁘다’는 상사에 대한 편견, ‘고리타분하다, 재미없다, 안 통한다’는 나이 많은 사람에 대한 거리감, ‘정의롭다, 아부는 안 한다, 실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어줍잖은 자존심은 개나 줘버리자. 한발짝만 물러나면 우리집 삼촌이나 작은아버지와 그도 다를 바 없다. 칭찬에 이 드러내고 웃고 감기 걸린 강아지 걱정에 한숨짓는 그런 사람이다. 나도 한꺼풀만 벗겨보면 아직은 뭣도 모르는 조직의 ‘갓난아기’다. 제 아무리 내 동네에서 난다긴다 하더라도 이 조직에선 아직 새까만 막내다. 방긋방긋 웃으며 재롱부리는 집안의 막내처럼 행동하자. 너무 힘 주면 오히려 꺾어진다. 대체로 너무 잘 보이고 싶거나, 못난 구석을 들킬까봐, 또는 켕기는 구석이 있을 때 사람은 부자연스러워진다. 혹시 내가 상사에게 이런 불안을 안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자. 그런 불안을 모두 털어내고 자주 눈에 띄어 안부를 묻자. 어른들은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듣다 보면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