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 가까이로 크게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2010년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에서 국내총생산(GDP)의 실질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5.9%와 4.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4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올해는 0.7%포인트 상향 조정되고 내년은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가 지난달 24일 공식 발표한 전망치 5.8%보다 0.1%포인트 높다.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상반기 7.4%에서 하반기 4.5%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고하저’ 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2.1%로 치솟은 전기 대비 성장률도 2분기 1.2%를 기록하고 나서 높은 성장률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3분기 0.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4분기 0.9%로 반등하고 내년 1분기 1.1%, 2분기 1.3%로 다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상반기 2.7%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반기 3.0%로 높아지면서 연간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상반기 3.5%, 하반기 3.3%로 연간 3.4%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명목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 갭(격차)’이 플러스로 전환해 4분기부터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치인 3%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불안을 잠재우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물가 오름세가 확대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커질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3.4%로 예상한 내년 물가 상승률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올해 3.9%, 내년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금이 오르고 순금융 자산이 늘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수출 주력 품목인 정보기술(IT) 업종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낡은 생산 설비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어 상품 수출과 수입이 올해 16.8%와 20.3%씩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0.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와 비교하는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9.9%와 10.8%로 낮아지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6.9%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주택 거래 위축의 영향을 받아 올해 0.7% 증가하는 데 그치고 내년에도 1.4%로 증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주요 부문별 올해 성장 기여도를 수출 7.3%포인트, 수입 -7.7%포인트, 민간소비 2.1%포인트, 설비투자 1.9%포인트 등으로 추산했다.
취업자 예상 증가 폭은 올해 33만명, 내년 23만명으로 제시했다. 구직활동이 늘어난 탓에 실업률은 올해 3.7%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가 내년에 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 교역에서는 상품수지에서 425억달러 흑자를, 서비스수지에서 215억달러 적자를 내 경상수지 흑자가 2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427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내년 흑자 규모 역시 올해의 절반 정도인 110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