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일리노이대학의 한 전임강사가 지난 1월 전자시스템의 결함이 도요타 차량의 급발진 사고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냈으나 도요타는 이 연구결과를 묵살했을 뿐 아니라 연구의 신빙성에 흠집을 내고 대학측에 압력을 넣는데 주력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남일리노이 대학의 전임강사 데이비드 길버트는 지난 1월 도요타 아발론의 전자 시스템을 조작, 차량 컴퓨터에 고장 코드를 유발시키는 일 없이 액셀러레이터를 작동하는 데 성공했다. 차량 컴퓨터는 고장 코드가 작동되면 차량을 안전이상 모드로 전환시켜 제동장치를 우선적으로 작동시키게 된다. 이 발견은 대량 리콜을 불러왔던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전자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기계적 결함 때문이라는 도요타 측의 일관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길버트의 연구 보고서는 언론들이 널리 보도했을 뿐 아니라 미국 의회는 길버트를 출석시켜 증언을 듣기도 했다.
길버트는 연구 보고서를 도요타측에도 전달했다.
도요타측은 그러나 길버트의 연구결과를 묵살했을 뿐 아니라 여러의혹을 제기하며 연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데 주력했다. 더 나아가 도요타는 그간 남일리노이 대학에 막대한 기부를 해 왔다는 점을 이용, 대학을 압박하기도 했다.
AP가 입수한 전자 메시지에 따르면 도요타는 길버트의 연구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점을 남일리노이대학의 총장에게 분명히 알리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도요타는 아울러 이 대학 자동화 기술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 있던 도요타 직원 2명을 자문위원직에서 사퇴토록 했으며 봄방학 인턴십을 위한 재정지원 약속도 철회했다.
자신을 남일리노이 대학 출신의 도요타 판매직원이라고 소개한 마크 톰슨이라는 사람은 3월 8일 당시 대학 총장인 샘 골드만에게 길버트의 연구가 대단히 실망스러우며 우려스럽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길버트가 의회에서 증언한 이후 도요타측은 회사가 기증한 차량을 길버트가 사용한 것과 기타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길버트와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흘 뒤 이뤄진 도요타측과 길버트와의 회동 때 도요타측은 길버트에서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을 입증해 보이라며 압력을 넣었다고 길버트는 전했다.
길버트는 그 회동에 대해 “아마도 나를 겁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신하고 있다.
도요타측은 아울러 길버트의 연구 신뢰성을 희석키시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 길버트의 연구는 도로위에서는 결코 생겨날 수 없는 조건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현재 도요타측은 남일리노이대학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대학에 대한 기부를 중단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 홍보담당 직원은 “우리는 남일리노이대학과 절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아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