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C[034730]가 시가총액에 이어 주가에서도 SK[003600]를 앞질러 양사 합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두 회사가 보여준 주가 차별화가 합병 가능성 인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합병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시점은 SKC&C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3~4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SKC&C는 전 거래일보다 3천원(3.50%) 오른 8만8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는 변동 없이 8만6천400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 11월11일 SKC&C의 신규 상장 이후 첫 주가 역전이다.
시가총액은 SKC&C가 4조4천450억원, SK가 4조575억원으로 각각 49위와 54위에 위치해 있다. SKC&C는 공모가 3만원에서 3배 가량으로 뛰어오른 반면 SK는 SKC&C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주가가 빠지기 시작해 상장 후에도 8% 가까이 하락했다. SKC&C와 SK가 사실상 동일한 SK그룹 투자자산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합병 추진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가 방향이라는 시각이 증권가에는 팽배했다.
SK그룹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SK지만, 지배구조상으로는 SKC&C가 SK 상단에 존재하고 그룹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사실상 그룹내 지주회사로 여겨지고 있다. 최 회장이 SKC&C 지분을 특수관계인과 함께 55%, SKC&C가 SK 주식 31.8%를 보유하는 구도로, 국내 유일한 중복 상장 지주회사를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세제 혜택을 받지만 SK그룹의 경우 지주회사 상위에 사업사인 SKC&C가 위치해 불이익을 받아 주식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 논리에 기반해 SKC&C가 SK의 주가에 근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주가 역전까지 이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합병은 SKC&C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3~4년 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SK그룹이 지배구조를 단일화되기 위해 합병 등의 방법을 거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점이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이기 때문에 최 회장이 가진 SKC&C의 지분 가치가 극대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SKC&C 주가가 못해도 SK의 2배 이상으로 가야 합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SKC&C의 경우 국내외 영업가치가 커지고 있어 급하게 합병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SKC&C의 경우 클라우딩 컴퓨팅 관련 사업 등에서 주도적인 입장에 있다.
KTB투자증권 오진원 애널리스트 “이미 주가는 합병 가능권에 왔지만 단기적으로 합병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SKC&C의 영업가치 성장이 부각되고, 이 가치가 막바지에 이르러야 합병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애널리스트 “앞으로 합병까지는 3~4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SK그룹 투자로 SKC&C가 부각되고, SK는 SK에너지의 정제마진 회복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가 동시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