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LCD 장비 기업들의 해외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공급을 통해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수년 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다. 반도체 핵심 장비의 경우 여전히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 따라 수입금액이 수출금액을 압도하지만 기업들의 제품 개발 능력 향상과 정부 지원에 힘이어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웨이퍼 절단 및 적재 장비(S&P·Sawing & Placement)를 주력으로 하는 한미반도체는 지난 상반기 전체 매출 841억원 가운데 88%인 740억원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개국 200여개 고객사에 자사 제품을 공급 중이다. S&P 장비 시장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이 회사 한근섭 상무(CFO)는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과 안정된 신뢰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왔다”며 “앞으로도 수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07년 66%였던 수출 비중을 2008년에는 73%, 지난해에는 86%로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수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51%였던 수출 비중이 지난해에는 59%로 상승했다. 해외 수출 금액도 2008년 7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00억원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분기는 내수 수주 확대로 국내 매출 비중이 80% 상승했지만 하반기에 중국에 1500억원 규모의 태양전지 장비 공급건과 LCD 장비 납품 등이 예상돼 있어 올해 전체적으로는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만 2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 전체 매출의 57%인 1600억원을 수출로 달성했던 디엠에스는 대만 투자 축소 등으로 지난해에는 수출이 35% 수준인 43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8세대 장비 수주 및 태양광 장비 수주 등에 따라 전체 매출 가운데 4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에도 중국에 LCD 장비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수출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LCD·태양전지·LED 등 8대 분야 핵심장비 개발에 총 2조원을 투입, 2013년 국산화율을 50%로 끌어올리는 종합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2012년까지 중국에 5개의 대형 LCD 공장이 들어서고 태양전지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장비 기업들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성 적자였던 장비 분야가 수출 효자품목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