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 역사를 가진 중국의 고도(古都)인 시안(西安)이 ‘서부대개발’ 정책에 힘입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산시(陝西)성 성도인 시안의 가오신 기술(高新.하이테크)개발구가 서부대개발 정책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1991년에 설립된 시안 가오신 기술개발구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1999년에는 140억위안(2조4천780억원)에 불과했으나 10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3천130억위안(55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액이 10년만에 무려 2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재 시안 가오신 기술개발구에는 1만3천여개의 국내외 회사들이 입주해 있으며, 종업원수만 27만명이 넘는다.
특히 종업원의 3분의 2 이상이 대졸 이상의 학력 보유자이며, 석사학위 이상 소유자만 해도 1만4천명이 넘는다.
인텔, 모토로라, 지멘스, IBM, NEC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시안 가오신 기술개발구에 입주해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거대 반도체 장비업체 AM(Applied Materials)이 기술개발구내에 거대한 태양열 연구소를 건설했다.
현재 시안에는 55개국 기업들의 연구소를 비롯해 수많은 연구소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시안이 이처럼 단시일내에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급부상한 것은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 중앙정부와 산시성 정부는 시안으로 생산 및 연구시설을 이전하려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동부와 남부 해안지역에 비해 인건비가 훨씬 싼 점도 시안이 짧은 시간내에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시안 이리다 네트워크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西安億利達信息技術)을 운영하고 있는 장러밍(張樂明) 사장은 10년 전 시안 가오신 기술개발구는 굴착기 소리가 요란한 벌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거대한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고 10년의 변화상을 회고했다.
장 사장은 “중국에서 정부가 하기로 마음 먹으면 불가능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 때문에 시안시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사장은 10년전에 불과 150만 위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중국에서 3번째로 큰 교육분야 정보기술 회사로 성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