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이 본격화하는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둔화해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고하저’ 현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제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거나 침체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성장률은 4.5%로 상반기(7.4%)에 비해 3%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와 비교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하반기 각각 4.9%(이하 작년 동기대비)와 28.3%에서 3.0%와 14.9%로 감소하고 상품수출입도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 대비로도 하반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져 올해 1분기와 2분기 2.1%와 1.2%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0.7%와 0.9%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은 측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의 고율성장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낮아지겠으나 당초 전망에 비해 상향 조정된 수준임을 감안할 때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하반기 중에는 재정 조기 집행으로 정책효과가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민간부문이 경기상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제 흐름은 단순히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상고하저’ 수준이 아니라며 경기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민간 및 국책연구소 경제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기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상반기보다 둔화하거나 침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의 77.3%는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았으며, 9.1%는 침체 국면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상반기보다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은 9.1%,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은 4.5%에 그쳤다.
한은이 민간 위주로 하반기 경기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았으나 이들 전문가들은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임상혁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최근의 경기선행지수와 경기지표를 볼 때 경기정점을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최근 금리인상 결정이 한번이 아니라 인상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등 시장에서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출구전략을 펼치는 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경기실사지수 경우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전경련 BSI 전망치 경우 3~5월 110대를 나타냈으나 6월과 7월 108.9와 107.3으로 낮아졌으며, 중소기업을 조사한 중소기업중앙회 지수(SBHI) 전망치도 5월까지는 기준치(100) 이상을 나타냈으나 6월(98.1)과 7월(96.2)에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중기중앙회는 지난주 금리인상에 대해 논평을 통해 “금리인상은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것”이라며 정책자금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요청한 바 있다.
경제성장 전망
(전년동기대비, %)
*자료:한국은행, 2010·2011년은 예상치
<표>올해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경제전문가 22명 조사)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