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시장 이상기류…수요 내리막

"신차 구매 고객 여러분, 차가 마음에 안 들면 60일 안에 전액 환불이 가능합니다. 무이자 할부는 기본입니다. 처음 2개월은 저희가 할부금까지 대납해드립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갑을 닫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가 실시했던 전액 환불제도가 최근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크라이슬러다. 크라이슬러는 신차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60일 내 환불보장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한편 할부금 2개월치를 대납해주는 판촉 프로그램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미국시장 월간 시장점유율에서 `빅3` 명성이 무색하게 현대ㆍ기아차에 단 1%포인트 차이로 쫓기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시장에서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9.4%에 머물렀던 반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은 8.4%였다.

벼랑 끝 파격 마케팅은 비단 크라이슬러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GM은 시보레 등 일부 브랜드에 대해 40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도요타는 파이낸싱 부문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60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2010년형 다수 모델에 대해 최대 2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보조금 지급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 판매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 대부분이 시장 공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3 메이커를 중심으로 재고일수가 60일에 달하는 등 급속도로 재고 물량이 쌓이고 있다.

미국시장뿐만 아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도 악화일로다. 독일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32%나 줄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유일하게 러시아와 브라질 시장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따라 판매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부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시장은 더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각 시장에 차별화된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재점검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매일경제 김경도 기자 / 김은정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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