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퇴출을 유예받았던 기업들이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 이들에게 부과됐던 개선기간 종료 시한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결산과 관련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장 기업은 트루맥스(5개월), 마이크로로봇(5개월), 위지트(2개월), 네오세미테크(3개월) 등 총 4개사다.
이중 지난 4월22일 개선기간 3개월을 부여받은 네오세미테크가 가장 먼저 심판대에 오른다. 분식회계 가능성을 문제 삼아 감사의견 ’의견 거절’을 내놓은 해당 회계법인(대주회계법인)이 개선기간 종료시한인 오는 22일까지 어떤 재감사 의견을 내놓을 지가 상장폐지 여부의 핵심이다.
여기에서 ’적정’ 의견이 나오면 상장이 유지되고 거래 역시 재개되지만, 또다시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의견거절’이 나올 때는 상장이 폐지되며, ’한정’ 의견이 나와도 증시에서 사라지게 된다.
일단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5월에는 대주회계법인과 협의해 재감사 착수일정을 10일간 연기하는 등 재감사 과정이 순탄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또 같은 달 26일에는 오명환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 대표의 사직 사유나 행방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달 28일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분류됐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 통보를 받은 셈이다.
네오세미테크가 설사 재감사 의견 적정으로 상장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해 그 피해는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이외에도 위지트가 내달 중순이면 개선기간이 종료된다. 트루맥스와 마이크로로봇은 11월 초에 개선계획서 이행 여부를 상장위원회로부터 심의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오세미테크의 경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9위 기업인 만큼 최종 퇴출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는 테마주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위원회에서는 외부 회계법인의 재감사 의견을 포함해 자본잠식 여부 등 회사 전반에 걸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가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에는 아이디엔과 테스텍 등 총 2개사가 개선기간을 거쳐 퇴출을 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