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시장을 만들자.
5. 정부 u헬스 육성 ‘잰걸음’
국민건강도 챙기고 신산업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정부의 u헬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u헬스 서비스가 도입되면 낙도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의료서비스의 취약계층인 의료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이 446만 명에 달하고 있다. 국민 10분의 1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u헬스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산업의 씨를 부린다는 점도 u헬스 산업에 거는 기대다. 기존 의료서비스 시장이 일반 소비 시장으로 확대돼 거대 신규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u헬스 시장은 2012년 2156억달러에 달하는 연평균의 15%의 고성장이 예견된다. 또 고용면에서도 향후 5년간 1만7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의료분야와 IT의 결합으로 u시티, IPTV 등을 통한 새로운 해외 시장 창출도 기대된다. 단기간 첨단 IT기술의 장점을 활용할 경우 단기간 내 선도국가 지위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u헬스 산업이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원격의료는 물론이고 의료기기 판매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야하는 등 걸림돌이 많은 상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의료법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지식경제부를 축으로 u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 산업 걸림돌 제거에 온 힘=보건복지부는 u헬스 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키를 쥐고 있다. 의료법에 명기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불허와 약사법에 있는 의약품의 원격 판매·배송 금지 조항 등은 u헬스 산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를 목표로 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금렬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의료서비스법 개정을 추진 중으로 9월 중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국회 상임위에서 개정안 처리를 논의 중이다.
복지부가 이번에 국회로 넘긴 법률 개정안에는 원격진료와 의료기기 판매에 대한 제한적 허용을 담고 있다. 우선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진료를 허용하되 1차 의료기관에 제한하는 조치다. 그간 의사법에는 의사의 진료행위는 얼굴을 마주한 대면 진료 외에는 불법으로 간주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의원이나 동내 병원 등 1차 의료기관의 원격 진료를 허용함으로써 원격진료를 허용하되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을 막자는 것. 또 재진이나 응급환자의 경우 2차의료기관의 원격진료도 허용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도소, 낙도 등 병원 접근이 어려운 환자에게 의료서비스의 길을 터주는 것도 포함됐다.
박 과장은 “관련 법률이 개정될 경우 450만명에 달하는 낙지, 오지, 교도소 등 의료접근성이 뒤쳐진 10%의 국민에게 의료서비스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법률이 통과될 경우 최근 지식경제부가 만성질환자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케어 시범서비스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외에도 u헬스 기기를 활용한 건강 상태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하는 법률 개정도 추진된다. 가칭 건강관리서비스법을 제정해 u헬스 기기를 활용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건강보험급여 대상 확대도 보건복지부의 역할이 기대된다. 현재는 방문요양, 방문간호 등 오프라인 서비스만 보험급여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원격통신장비를 이용한 치매노인 실종방지, 안전관리 등의 서비스 u실버 서비스에 대해서도 보험급여 대상 서비스로 인정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도 복지부의 역할이다. 그간 호환이 되지 않은 u헬스 단말기와 생체신호·센서·서비스 플랫폼과 기기간 통신 호환을 통해 산업 육성의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한 일환이다. 또 지식경제부와 협력해 u헬스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복지부는 국민 건강 복지 향상은 물론이고 u헬스란 신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경부, ‘u헬스’ 산업에 초점=지식경제부는 산업 진흥의 주무기관으로서 u헬스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한다. 지경부는 지난 5월 11일 ’스마트케어서비스 시범사업 협약식‘에서 ‘u헬스 신산업 창출전략’ 발표했다. 향후 u 헬스 산업의 본격적 육성을 위한 종합적 지원방안을 제시한것.
지경부는 u헬스 산업 육성을 세분화해 u메디컬, u실버, u웰니스 등 3가지로 접근하고 있다.
u메디컬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
지경부는 이 일환으로 ‘스마트 케어 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2012년까지 3년간 원격 모니터링·상담·전자처방서비스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국내 만성질환자는 현재 700만명에 이르고 2014년에는 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많은 국민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사업은 개인병원과 기업이 중심이 되어 건강관리 서비스와 단말기·모바일 사업 등을 통합한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테스트 한다는 점에서 u헬스산업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u실버는 6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요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정부는 u실버 산업 육성을 위해 고령친화형 제품 개발과 서비스 확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고령친화형 제품으로는 노약자의 건강관리와 생활안전을 위해 개발된 스마트 약상자, 배뇨분석기, 위치추적기, 낙상방지용폰 등이 있다. u실버산업의 확산은 사용자 부담을 덜어줘 수요를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고령친화체험관 등 체험네트워크를 강화해 수요연계형 육성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u웰니스 분야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국민을 상대로 운동관리 등 지속적으로 건강을 유지시키기 위한 분야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기업의 관심이 높아진 분야다. 정부는 내달까지 관련 사업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께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동욱 지경부 성장동력정책과장은 “u웰니스 시범 서비스를 내년께 실시하면 관련 SW 시장은 물론이고 친환경 음식 서비스, 금융 등과 연계가 가능해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비롯해 국민의료비도 대폭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u헬스 산업이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서비스 등이 복합된 대표적인 융합 신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아 산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의료·바이오 등 고급인력의 신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의사·약사 등 전문가 집단이 병원이나 약국 등 기존 서비스 시장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IT인프라와 높은 의료기술을 적극적으로 결합하면 u헬스란 신산업에서도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며 “u헬스산업은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 취재팀=강병준 팀장(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김원배 기자, 이경민 기자, 이성현 기자, 황태호 기자, 대전= 박희범 팀장
기고/U헬스의 미래,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에 달려
김윤 보건복지부 전자건강기록(EHR) 사업단장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나의 체중, 혈압, 심전도는 내가 생활하는 하루 24시간 내내 주기적으로 주치의에게 전송된다. 나를 담당하는 의료팀은 내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서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도와준다. 병원에 가면 내 스마트 폰에 저장된 과거 진료기록을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u헬스가 가져다 줄 장밋빛 미래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미래가 우리에게 언제 현실이 될 것인가는 아직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지난 20여년 동안 원격의료에서 시작해 진화해 온 우리나라의 u헬스 서비스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성공사례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커다란 돌풍을 일으킨 아이폰 성공신화를 통해 우리는 LED와 같은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며,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앱스토어와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변기에 앉으면 몸무게를 재주고, 소변을 보면 혈당을 측정해주는 혁신적인 u헬스 기술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발됐다. 하지만 이런 혁신적인 기술은 혁신적인 건강서비스로 전환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왔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u헬스에서는 아이폰 성공신화에서 보았던 SW도, 앱스토어와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없었기 때문이다. u헬스가 약속하는 장밋빛 미래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아이폰 성공신화를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IT 기업과 병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스마트 케어’ 시범사업을 2013년까지 3년 동안 시행한다고 한다. 이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그동안 개발된 u헬스 기술과 HW를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SW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시범사업에서 고령화 사회에 늘어나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u헬스 서비스로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그로 인한 의료비 증가를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 시범사업을 통하여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 가치 있는 서비스를 u헬스가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u헬스 기술과 장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yunkim@snu.ac.kr
<분야별 주요 u헬스 산업 동향>
<표>u헬스 시장 규모 추이 전망(단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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