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2차전지 보호회로업체간 BMS 경쟁 치열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진영과 2차전지 보호회로 전문 업체들 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시장 주도권 경쟁이 불붙었다. BMS는 전기자동차의 성능과 효율을 가늠하는 핵심부품이기 때문에 한 치 양보 없는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BMS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현대차 계열의 케피코와 2차전지 전문기업으로 출발해 성장한 파워로직스·넥스콘테크놀러지 세 곳이다. 업계에선 자연스럽게 현대차와 2차전지 업체 간 대리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BMS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 전기차의 핵심 분야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자동차업계와 전지업체의 날선 경쟁 의지가 실려 있다.

현재 현대차에 BMS를 납품 중인 케피코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사실상 현대차 식구다. 그간 엔진제어시스템, 자동변속기 제어시스템 등 자동차용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던 회사다. 하지만 케피코는 최근 전기차용 BMS를 개발, 현대차에 납품하면서 BMS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대·기아차로선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계열사에 BMS 개발을 전담시킨 것이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에 BMS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사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이어 내달께 출시 예정인 YF소나타 하이브리드에도 BMS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맞서 파워로직스와 넥스콘테크놀러지의 추격과 경쟁도 치열하다.

파워로직스와 넥스콘테크놀로지는 BMS 생산업체 가운데 2차전지 보호회로에서 출발한 동종 업체다. 파워로직스는 그간 삼성SDI에, 넥스콘테크는 LG화학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이들은 소형전지의 2차전지 보호회로에서 출발해 노트북용 배터리의 보호회로 사업에 이어 전기차용 BMS에서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BMS 개발을 마치고 이르면 연말께 저속전기차용 BMS를 양산하고 2012년에는 전기차용 BMS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넥스콘테크놀로지도 최근 전기차용 BMS 개발을 마치고 스쿠터·전기자전거 등에 적용 중이며 향후 자동차 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의 BMS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각각의 기존 공급처에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 업체들이 자사의 전지 특성과 노하우를 노출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MS가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지만 각 사마다 다른 2차전지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하는 만큼 공급 대상 업체와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향후 거대 시장으로 떠오를 전기차의 생명이 될 2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업계 간 BMS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MS란=전기차·전기오토바이·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중대형 2차전지용 배터리관리시스템으로 과충전·과방전 방지, 에너지 저장 입·출력, 잔량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전기차용뿐만 아니라 대형 에너지 저장장치용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