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신사업…LCD 소재 진출

한화그룹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LCD 핵심 신소재인 ITO(산화인듐주석) 글라스 사업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한화L&C는 충북 음성에 16만5300㎡(약 5만평) 규모 용지를 확보하고 향후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나선다.

또 미국 소재기업과 탄소나노소재 등 신소재 개발에 협력하고 관련 사업인 태양광 사업 등을 그룹 신수종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13일 한화L&C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L&C는 이르면 이달 말 충북 음성에서 ITO 글라스 공장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ITO 글라스는 투명하면서도 전기가 통하는 물질인 ITO를 박막 코팅한 유리를 의미한다.

얇고 평평한 화면이 요구되는 LCD, PDP 등 FPD(평판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내비게이션 등 터치스크린의 부품이 되는 터치패널, 기판 자체에서 빛을 내는 OLED 등 핵심 재료로 활용된다.

한화L&C는 미국 소재기업인 XG사이언스와 탄소나노소재 개발과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한화L&C 관계자는 "XG사이언스가 보유한 미시간주립대학의 탄소나노소재 `그래핀(Graphene)` 관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투자와 연구ㆍ개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래핀은 2003년 개발된 신소재로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의 구성 물질이다. 흑연을 뜻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탄소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를 결합해 만든 용어다.

한화L&C는 XG사이언스의 기술을 도입해 ITO 글라스에 그래핀을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둘둘 말아서 들고다니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진다.

현재 나노소재 산업은 2조달러 규모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다. 전자소재, 에너지ㆍ환경 소재, 의약중간체ㆍ화장품 분야 등 적용 분야가 다양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새로운 탄소나노소재인 그래핀은 기존 탄소나노튜브보다 전기전도성ㆍ강도ㆍ열전도성 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또 ITO 글라스는 유리를 기반으로 하는 태양전지의 원천소재이기 때문에 한화그룹이 최근 신수종으로 내세운 태양광 사업과 시너지도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소재 산업을 키우기 위해 충북 음성에 용지를 마련한 것"이라며 "기존 청원 부강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릴 필요가 있었는데 이를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화L&C의 음성 공장에선 태양광 산업의 핵심소재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도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는 지난해 5월 EVA 시트의 국산화에 성공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부강 공장에서 2500t 규모의 EVA 시트 생산 설비를 운영 중이지만 최근 태양광 수요 증가로 증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화L&C는 충북 부강, 음성 공장 등을 통해 EVA 시트 생산 규모를 2015년에 2만5000t, 2020년 5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브리지스톤, 미쓰이에 이은 세계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이 태양전지를, 한화L&C가 EVA 시트와 백 시트를 맡아 태양광 사업 분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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